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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어린이 책세계」|삽화사용 과감|중견작가 참여|창작동화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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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4면

창작과 비평사·중앙일보출판국·견지사를 비롯, 샘터·햇빛·현암사등의 출판사들이 전집류가 지배해온 아동도서시장에 문고형태의 단행본을 내놓아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창작동화의 발굴 ▲신경림·이청준·김원일등 중견작들의 집필진 참여 ▲「왕자와 공주」류의 허황한 이야기탈피 ▲삽화의 과감한 지면할애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이 문고본들은 올바른 아동도서의 한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집류와는 달리 서점과 어린이를 직접 연결, 일찍부터 「좋은책 감별력」을 길러주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새로운 아동문고의 개척자라 할만한 창작과비평사의 「창비아동문고」는 77년 『꼬마옥이』(이원수)를 첫 간행한 이래 4월말로 『소년 안델센』을 1백2권째로 펴냈다.
지금까지 출간한 창비아동문고는 한국전래동화12권, 『못나도 울엄마』등 창작동화 23권, 동시동요집 10권을 포함 세계민화·동화35권등 다양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이중 한국전래동화는 최고 20판까지 찍어내며 권당4만부 가까이 나가는 인기와 함께 LA등지의 교포사회로 수출도 했다. 권정성씨가 쓴 창작동화집 『몽실언니』는 3만부 이상 팔려 창작동화집으론 국내최고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중앙일보사는「어린이 도서관」을 표방한 역사·전기·문학·과학등의 우등생학급문고 40권을 간행했다. 우등생 학급문고는 그림을 통해 사물을 직관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삽화에 중점을 두고있는 게 특징이다.
견지사의 「어린이컬러문고」는 79년 『오색풍선』(이원수)이 선보인 이래 지난4월 『날아간 목마』(이슬기)까지 창작동화중심으로 44권이 나왔다.
아동단행본으로는 최초로 컬러삽화를 도입한 이 문고는『오색풍선」이 8판, 『예뻐지는 병원」(윤수천)이 12만을 찍어 각2만여 부씩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햇빛출판사에서 펴내는「햇빛소년문고」는 85년 『찌순이와 찌남이』(이원수)로 시작, 불교전래동화9권, 외국동화 13권등 모두44권을 출간했다.
그중 『어른들의 어린 날 이야기 시리즈』 5권이 눈길을 끈다. 권마다 김수환추기경 김기창화백 고은시인 김형석교수 탤런트 최불암씨등 우리사회 유명인사 20여명의 어린 시절 회상기를 『호박장군과 가분수』『구구단과 까치밥』등의 제목으로 펴냈다.
85년 한국전래동화 『소금장수형제와 도깨비』로 시작, 현재 24권이 나온 현암사의 「청개구리문고」는 올 연말 30권으로 완간된다.
현암사는 또6월초 국내처음으로 아동무크지 『더불어 사는 어린이』를 펴낼 예정이다.
이밖에 샘터사는 지명도 높은 작가나 화가를 대거 동원한 「파랑새문고」1차분 50권을 이달말 완간시킨다.
이 파랑새문고 중에는 이청준씨가 쓴 『욕심많은 다람쥐』가 5판을 거듭했고 호랑이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모은 『호랑이 이야기』가 인기를 모으고있다. 한편 종로서적은 국교고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 「종울림소년문고」13권을 지난3월 동시 출간했다. 이문고는 우리사회의 여러 모순과 갈등을 정확히 보여주는 데에 중점을 두고있다.
이처럼 여러 출판사들이 다양한 각도와 주제로 아동도서의 새지평을 열고 있지만 아직도 문제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동문학평론가 최지훈씨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일부아동문학작가들의 상상력 빈곤을 꼽았다. 그는『예컨대 미국아이와 소련아이와 한국아이가 어울려 노는 것과 같은 이야기가 필요한데 작가들이 동심의 무한한 상상력을 못 따라가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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