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평창Talk] 추워도 '와!'...바이애슬론센터는 '작은 유럽'

중앙일보

입력

10일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관중석에 독일, 라트비아 국기가 걸려있다. 평창=김지한 기자

10일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관중석에 독일, 라트비아 국기가 걸려있다. 평창=김지한 기자

'도이칠란트!' '고! 노르웨이!' '이!탈!리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7.5㎞ 스프린트가 열린 10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엔 영하 6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경기를 보기 위해 5000여명의 관중이 들어찼습니다. 그런데 한국 관중들 못지않게 곳곳에 눈에 띈 건 유럽 각국에서 온 팬들이었습니다. 유럽 각국 사람들이 저마다 자국 깃발을 들고 응원하던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는 마치 '작은 유럽' 같았습니다.

여자 바이애슬론 세계 1위 로라 달마이어를 응원하러 온 독일 팬 10여명은 큰 독일 국기를 관중석 하단에 내걸고 '도이칠란트(deutschland)'를 외쳤습니다. 이들은 독일 선수가 사격할 때마다 한 발씩 큰 소리로 '와!'를 외치며, 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그 때문이었을까요. 달마이어는 이날 쐈던 10발을 모두 명중시켰고,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땄습니다.

10일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체코 관중들이 자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평창=김지한 기자

10일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체코 관중들이 자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평창=김지한 기자

체코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자국 선수가 관중석이 있는 쪽으로 지나가면 국기를 힘차게 흔들면서 응원 구호와 함께 큰 함성을 질렀습니다. 스위스, 노르웨이, 핀란드 등은 높이가 있는 깃대에 매단 깃발을 흔들면서 자국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프랑스는 남자 세계 1위 마르탱 푸르카드 등 자국 선수가 한 사인이 담긴 국기를 내걸고 응원을 펼쳤습니다.

도핑 파문으로 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러시아 팬들도 국기를 흔들면서 '로시야'를 힘차게 불렀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관중석에서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건 허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처럼 이날 확인할 수 있었던 유럽 각국 응원단만 11개국에 달했습니다. 마치 '유럽의 축구장 축소판' 같았습니다.

선수단이나 스폰서 관계자, 한국에 거주하는 기업인과 유학생 등 응원하는 유럽 출신 관중들은 다양했습니다.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을 보기 위해 수천km를 날아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독일 본에서 왔다는 니에만 쉬츠(55)는 "올림픽 바이애슬론은 꼭 현장에서 봐야 한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올림픽이 열릴 때는 늘 찾아다녔다"면서 "바이애슬론은 유럽인들이 매우 좋아하는 겨울스포츠다. 평창까지 오는 길이 멀었지만, 독일 선수가 금메달 따는 건 꼭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10일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프랑스 바이애슬론 대표팀을 응원하는 국기 현수막. 평창=김지한 기자

10일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프랑스 바이애슬론 대표팀을 응원하는 국기 현수막. 평창=김지한 기자

사격과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결합한 바이애슬론은 한국에선 생소한 스포츠입니다. 그러나 유럽에서 바이애슬론의 인기는 매우 높습니다. 유럽방송연합(EBU)은 "지난해 2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선 14만명의 관객이 경기장을 찾았고,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랑스 등에선 TV 시청자가 최근 2년 새에 비해 25%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뮌헨의 세계 최대 스포츠 박람회 ISPO가 지난해 11월 조사한 보고서에서도 "독일에선 바이애슬론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500만명가량 TV로 경기를 시청한다. 이젠 축구만 유일한 경쟁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만큼 유럽에서 떠오르는 스포츠다운 면모를 평창올림픽에서도 대회 첫날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혹시 유럽 특유의 열띤 스포츠 응원 문화를 느끼고 싶으신가요? 평창올림픽에서 느끼고 싶다면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로 가보세요. 평창올림픽 바이애슬론 경기는 23일까지 열립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