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서 불이 ‘활활’”… 주말에도 쉴 틈 없는 서울 4개 지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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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제외한 서울의 4개 지방검찰청(동부ㆍ남부ㆍ북부ㆍ서부)이 올해 들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주말을 맞은 10일 오전에도 검찰청 청사의 불이 상당수 켜질 정도다.

특별수사팀만 2개 차려진 동부지검, #"검사 사무실 공간도 부족할 정도" #북부지검에도 채용비리 조사단 설치 #성추문 등 내부이슈 겹친 까닭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다스 수사, 강원랜드ㆍ은행권 채용비리 등 중대사건 수사뿐 아니라 서지현 통영지청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 등 내부 이슈까지 겹친 까닭이다.

각각 서울 동ㆍ서ㆍ남ㆍ북에 위치한 서울 4개지검. [사진 서울중앙지검 홈페이지]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새로 청사를 마련한 서울동부지검에는 현재 3개의 별도 수사팀이 입주해 있다. 문찬석(56ㆍ사법연수원 24기) 차장이 이끄는 ‘다스 횡령의혹 관련 고발사건 수사팀’, 조희진(56ㆍ연수원 19기) 지검장이 단장을 맡은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그리고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로부터 사전조사 대상 목록을 받은 ‘대검 진상조사단’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서울동부지검은 검사들이 일할 사무공간도 부족하다고 한다. 지난달 1일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조 지검장 역시 “현재 동부지검에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 기자실을 따로 못 만들게 됐다”고 말할 정도다.

최근 '성추문 진상조사단장' 자격을 놓고 설전을 벌인 임은정(왼쪽)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 [중앙포토]

서울 도봉동에 있는 서울북부지검에는 지난 7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이 설치됐다. 앞서 지난 1일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39ㆍ연수원 41기)가 지난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관련, 윗선의 사건 축소ㆍ외압 의혹을 폭로한 데 따른 조치다. 양부남(57ㆍ22기) 광주지검장을 단장으로 하는 수사단은 황의수(56ㆍ25기)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을 부단장으로, 수사 실무 책임자로는 김양수(50ㆍ29기)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장을 각각 파견받았다. 이 밖에도 평검사 5명이 수사단에 추가 파견됐다. 현재 안 검사가 근무하는 의정부지검과 서울북부지검은 차로 10분 거리에 있을 정도로 가깝다.

검찰 내에서 ‘강성 소신파’로 꼽히는 임은정(44ㆍ30기) 부부장검사가 근무하는 곳 역시 북부지검이다. 임 부부장검사는 지난 5일 자신도 15년 전 한 선배검사로부터 강제 키스를 당하는 등 성추행 피해를 겪은 사실을 털어놓으며 ‘미투(#Me too)’ 대열에 합류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비교적 평온했던 북부지검에까지 일순간 긴장감이 불어닥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안미현 검사는 지난 5일부터 의정부지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의정부지검은 서울북부지검과 차로 10분 거리다. [사진 MBC]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서부지검은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서울 목동에 있는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종손녀 특혜 채용 혐의’를 받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실과 전산실, 채용 담당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마포에 있는 서울서부지검 역시 지난 8일 서울 소공동 KEB하나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남부지검은 최근 최종원 지검장이 ‘강원랜드 수사’ 축소 의혹에 연루된 데다 최근 대검 차원의 강도 높은 감찰이 진행됨에 따라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으로 안다”며 “검사의 수사 지휘권이 없어진다지만 오히려 내부 이슈가 커지면서 서울중앙지검뿐 아니라 나머지 4개 지검까지 훨씬 더 일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