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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괴롭히는 수족구병, 국내 첫 백신 개발한다

중앙일보

입력

수족구병 [연합뉴스]

수족구병 [연합뉴스]

치료제가 없는 수족구병의 예방 백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순수 국내 기술로 수족구병 예방 백신후보주를 개발해 국내 제약업체인 CJ헬스케어에 기술을 이전한다고 8일 밝혔다. 백신후보주는 환자의 검체에서 분리해낸 바이러스 가운데 백신 효능이 입증된 것을 말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실험용 쥐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CJ헬스케어는 이날 오전 10시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계약으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수십종의 바이러스 가운데 엔테로바이러스 71형 백신후보주 연구 결과물과 바이러스 뱅크를 넘긴다. 이전비는 22억원이다.

수족구병은 2009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된 질환으로 주로 5세 이하 영유아들이 걸린다. 손ㆍ발ㆍ입에 물집이 생기고 고열을 동반한다. 대부분 증상 발생 뒤 7~10일이면 자연적으로 회복하지만 드물게 뇌수막염, 뇌염, 마비 증상 등 합병증이 나타난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최근 영유아를 대상으로 수족구병 등을 유발하는 엔테로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광주 북구 보건소 직원들이 중흥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에게 손씻는 법을 교육하고 있다. 2017.06.14. (사진=광주 북구청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최근 영유아를 대상으로 수족구병 등을 유발하는 엔테로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광주 북구 보건소 직원들이 중흥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에게 손씻는 법을 교육하고 있다. 2017.06.14. (사진=광주 북구청 제공) photo@newsis.com

국내에는 예방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다. 한번 걸렸어도 또 걸릴 수 있고, 전염성이 강해 완전히 낫기 전까지는 상당 기간 어린이집ㆍ유치원 등에 갈 수 없다. 그래서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에겐 큰 걱정거리로 꼽힌다.

정부가 직접 백신 개발에 나선 건 2009년 이후 중국 등에서 수족구병 사망 사례가 보고되면서부터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2010년부터 수족구병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 약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정경태 국립보건연구원 백신연구과장은 “2005년 이후 수족구병이 주로 한국ㆍ중국ㆍ대만ㆍ일본 등에서만 발병해 미국 등을 타깃으로 하는 해외 대형 제약사가 백신 개발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여러 바이러스 중에서도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의 경우 중증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서 먼저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CJ헬스케어 강석희 대표이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수족구병 백신 상용화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우리나라의 백신 주권 확보에 기여하는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 박도준 원장은 “백신은 감염성 질환 예방과 같은 국민 보건증진에 기여할 뿐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유망한 분야로, 이번 기술이전이 수족구병 백신 국산화를 앞당기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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