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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떠나는 박수현 감동하게 한 문 대통령의 딱 한마디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회의실에서 안토니우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마친 후 강경화 외교부장관, 박수현 대변인 등과 함께 웃으며 유엔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욕=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회의실에서 안토니우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마친 후 강경화 외교부장관, 박수현 대변인 등과 함께 웃으며 유엔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욕=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8개월간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활동하다 5일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며 청와대에서의 삶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붙잡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이 있으라고 해도 못 있을 지경”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도와줄 테니 잘 해보라’ 등 문 대통령으로부터 격려의 말을 듣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 하시는 분인가요. 그렇게 신중하신 분이”라며 “다만 표정으로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따뜻한 표정 지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박 대변인 그만두시면 춘추관 기자님들이 많이 서운해하시겠어요’ 말씀하셨는데, 잘했으니 기자들이 섭섭하겠다고 말씀하셨겠죠? 그것이 제게는 큰 격려고 그동안의 피로가 완전히 녹는 딱 한 말씀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변인은 화제가 됐던 조국 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눈물 흘린 사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의 업무가 굉장히 격무인데, 양복을 갈아입을 때가 됐는지 느낌도 없이 살았다”며 한겨울이 됐지만, 여름 양복을 입고 지냈다고 했다. 그러자 조 수석이 “여름 양복이 웬 말”이냐며 “상관이 주는 것은 김영란법에 어긋나지 않으니 겨울 양복을 사 입어라”라고 금일봉을 건넸다고 한다.

박 대변인은 “조 수석이 오버하신 것 같다”며 “제가 청와대 공직자 재산 등록이 유일한 마이너스로 최하위 꼴찌라는 것을 보시고 ‘저 사람이 돈이 없어서 양복을 못 사 입는구나’ 생각하셨던 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박 전 대변인은 ‘-6400만원’을 신고해 재산공개 대상자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재산을 기록한 바 있다.

그는 “그런데 제가 울컥하고 울었던 것은 아마 너무 힘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랬더니 감동해서 우는 줄 알고 조 수석이 저를 잡고 같이 울었다”면서 “어쨌든 감사하고 따뜻한 마음에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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