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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보다 분배에 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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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집권여당이 과반수 안정의석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4·26총선이변」(?)은 정치뿐아니라 경제운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국의 향방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것이 우리경제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각계 전문가들의 「총선」이후 경제전망에 관한 의견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개혁 너무 빠르면 곤란>
▲박우진 옥산물산사장=여당이 과반수 의석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공화당이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여당의 경제전문가들이 대거 탈락했으므로 공화당쪽의 경제각료출신 의원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수있게 된 것은 다행이나 이것이 지나쳐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곤란하다. 특히 개혁의 속도가 너무 빨라질 경우 경제에도 적지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아뭏든 중소기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국민들의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국회가 되길 바라나 과격한 개혁은 피하도록 당부하고 싶다.

<부공정거래 사라질듯>
▲송병낙 서울대 경제과교수=앞으로의 경제정책은 성장보다는 분배문제에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본다.
통계수치상으로는 계층간 불균형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더라도 국민들이 피부로 불균등을 느끼고 있는 것이 문체다. 여기에 야당의 의석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부의 불균등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정책이 많이 나으리라본다.
또 과거 정경유착의 범폐도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불공정거래가 많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관급공사의 불공정 계약이라든가 대기업체끼리의 판매 담합행위등은 더이상 발붙이기 힘들 것이다.

<저소득층위주로 변화>
▲장기오은행감독원부원장보=앞으로의 정국은 야당지배하의 국회와 여당주도하의 행정부가 얼마나 조화를 이뤄 나갈 수 있느냐에 성패가 지워지리라 본다.
경제정책에는 야당의 득세에 따라 노동자·농민등 저소득층 위주의 정책대안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국정조사권을 가진 13대국회가 5공화국의 경제관련비리를 들춰낼 경우 경제계에는 적찮은 변화와 진통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균형감각 잃지않기를>
▲이선기 무협부회외=큰 혼란없이 무사히 총선을 치렀다는데 대해 시민의 한사람으로 긍지를 느낀다. 집권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고 해서 나라의 경제가 달라질 수도 없고, 또 성장을 멈출 수도 없을 것이다. 조국의 번영을 바라는 마음은 여·야가 같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전제하에서 균형감각을 잃지않았으면 하고 바랄뿐이다.

<관주도에 제동걸릴듯>
▲김동원 증권거래소 이사=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함으로해서 정부는 정책수행뿐 아니라 정책입안 자체에서부터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종래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일방적으로 가려지고 관주도로만 밀어붙이던 식의 정책운용방식은 이제 탈피하지않으면 안되게됐다. 경제민주화 소리가 자연스레 나오게 된 것은 이번 선거의 성과중 하나라고 본다.

<대국적견지서 다뤄야>
▲모경제부처 고위공무원=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실감했다. 제6공화국 출범과 함께 공약한 경제정책의 수행을 위해 법률개정등 국회를 거쳐야할 안건이 산적해 있는데 야당 쏙에서 계속 견제일변도로 나올 경우 국회대책을 어떻게 세워야할지 난감하다.
새국회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경제문제를 다루어주기를 바랄뿐이다.

<가진자에 세부과늘려>
▲나영호 대신증권상무=야당의 입김이 강해짐에따라 무엇보다 소득 재분배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상속증여세등 가진자에게 세부과를 늘리는 쪽으로 세제개혁이 촉진될 것이다.
또 야당에 의한 지역관심 증대로 지역발전 정책이나 지역자치제 정착등이 빨라질 것이다.
대외정책에 있어서도 종래 정부주도의 대외개방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개방속도가 늦춰질 수 있겠으나 반면에 이로인한 대외마찰의 톤은 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경제 분권화 가속될것>
▲이헌재(주)한국신용평가사장=지금까지 효율성 위주로, 관료집단의 정책발상 위주로 끌어오던 경제운용이크게 바뀌는 전환점이 될것이다.
경제쪽에서 보면 자원배분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터인데, 첫깨 효율보다 합의를 중시하게 됨으로써 성장보다는 복지를 위한 자원배분이 더 늘어날 것이고, 둘째 지역대표성이 강화됨으로써 지역개발에 대한 자원배분의 요구가 커질 것이며, 세째 중앙자원보다 지방자원의 배분이 늘어나는 경제의 분권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경제의 활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소아보다 대아를 생각>
▲구본호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이제부터야말로 국민의 성숙도를 실현해가야 할 때라고 본다.
상이한 이해집단의 상충을 수용해가면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는 정치적 역량이 절실해졌다. 개방과 노사문제등 많은 경제현안들이 쌓여있는 만큼 감정보다는 합리를, 소아보다는 대아를, 단기적 욕구해소보다는 장기적 발전을 새국회는 생각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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