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닌 월드컵 같아"... 윤성빈을 돋보이게 하는 '강철 멘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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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한 기자

답변하는 윤성빈 (평창=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윤성빈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31 seephoto@yna.co.kr/2018-01-31 13:49:56/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올림픽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요. 월드컵 하나를 더 하는 것 같아요."

3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타워콘도에서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미디어데이에 나선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24·강원도청)은 자신감이 넘쳤다. 올 시즌 7차례 월드컵 중 5차례나 정상에 오르면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제치고 스켈레톤 남자 세계 1위에 오른 윤성빈은 "차질없이 올림픽을 잘 준비하고 있다. 자신감이 있다"면서 "막판 훈련을 끝낸 상태다. 지금 현재 저는 완전히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다운 당당함이 절로 느껴질 정도였다.

스타트, 주행 기술 등 일취월장한 기량만큼 돋보이는 건 윤성빈의 멘털이다. 봅슬레이, 스켈레톤대표팀을 담당한 민석기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연구원은 "심리 검사를 해봤더니 윤성빈은 불안 수준이 낮은 반면 자신감이 높게 나온다. 제어장치 없이 몸의 감각만으로 경기를 해야 하는 스켈레톤에 최적화된 선수다. 기량이 좋아지면서 멘털도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든 걸 단순하게 생각하려 해서 운동선수들에겐 흔한 징크스나 루틴도 없는 윤성빈은 훈련, 경기 중엔 무섭게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리처드 브롬리(영국) 대표팀 코치는 "윤성빈은 썰매에 올라타서도 두려울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직 어떻게 빠르게 내려갈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윤성빈의 강한 멘털이 평창올림픽 개막을 9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재확인됐다. 그는 "지금까지 올림픽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차질없이 잘 준비해왔다고 생각한다. 자신감도 있다. 올림픽에서는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윤성빈을 곁에서 지켜본 이용(40) 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 총감독도 대견해한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올림픽 전까지 두쿠르스를 압박해서 2위로 쫓아가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었다. 월드컵 중간까지 윤성빈이 이기는 상황에서 윤성빈이 압박을 받고 정말 중요한 올림픽에서 심리적인 부담을 가질까 약간의 생각을 했다"면서 "그러나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을 연달아 우승하는 걸 보고 '그 누구도 두쿠르스니, 누구니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네 주행을 하라고 했다. 마음이 편하다. 그만큼 (윤성빈이) 준비가 잘 돼있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빈. [AP=연합뉴스]

그렇다고 '자만이 섞인' 자신감은 결코 아니다. 윤성빈은 "이번 월드컵 시즌을 치르면서 느꼈던 것은 경계해야할 대상이 두쿠르스 한 명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윤성빈은 흔히 얘기하는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 그 싸움을 어떻게 극복하냐가 관건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윤성빈 자신과의 싸움도 이젠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남자부 경기는 15, 16일 이틀동안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