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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진심 전해 모셔라” … MB “참석 긍정 검토 전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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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전달받은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초청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전달받은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초청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평창 겨울올림픽에 초청했다. 올림픽 개·폐막식을 비롯한 주요 경기와 문 대통령 주최 사전 리셉션 등의 행사가 초청장에 포함됐다.

한병도 수석, 평창 초청장 전달 #문 대통령 “올림픽 유치 애쓴 분” #MB “화합·통합의 축제 됐으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대치동 사무실로 문 대통령의 초청장을 가져온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화합과 통합의 올림픽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초청장을 읽어본 뒤 “문 대통령께서 진정 어린 말씀으로 초대해 주셨다”며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 대통령님께 잘 말씀 좀 전해 달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경사이고 대한민국의 화합을 돕고 국격을 높일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면 2015년 11월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 이후 2년3개월여 만에 문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초청장 전달을 지시하면서 참모들에게 “이 전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정치적 상황 때문에 그런 것(평창올림픽 참석)까지 못하게 해서야 되겠나”라며 “가서 진심을 전하고 꼭 모실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일부 참모가 “야당에서 또 ‘쇼’한다고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자 이렇게 설득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올림픽 참석을 시사하면서 올림픽이 끝나는 2월 말까지 그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유용 의혹 등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지난달 17일 “많은 국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보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튿날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문 대통령의 초청장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은 20여 분가량의 비공개 환담에서도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다. 예방한 청와대 수석에게 “세 번 도전해서 우리가 평창올림픽을 유치했다. 정말 화합과 통합의 올림픽이 됐으면 좋겠다. 이 정부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검찰 수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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