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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자회사 브랜드 사용료로 연 9314억원 벌어..브랜드 사용료 상세내역 공시 의무화

중앙일보

입력

“지주회사는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이 주된 수입이 돼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브랜드(상표권) 로열티와 컨설팅 수수료, 심지어 건물 수수료 등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5대 그룹 전문 경영진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5대 그룹 전문 경영진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국내 5대 그룹 CEO(전문경영인)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 지주회사의 이런 수익 구조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지주회사의 브랜드 사용료 수취 현황에 대해 조사를 했고 이에 대한 조사 결과를 30일 내놨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57개 공시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공정위. 대기업 브랜드 사용료 수취 현황 전수조사 #공시규정 대폭 강화..매년 사용료 상세내역 공시해야 #공정위 공시점검 및 현황 공개 예정

이에 따르면 2016년 20대 대기업집단의 브랜드 사용료 수입은 2016년 현재 931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8655억원, 2015년 9256억원에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다.

LG(2458억원), SK(2035억원)의 브랜드 사용료 수입이 2000억원을 넘었다. CJ(828억원), 한화(807억원), GS(681억원)도 브랜드 사용료 수입이 많았다. 삼성을 제외하고는 집단별로 1개 대표회사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사용료를 수취했고, 그중 지주회사가 14개로 다수를 차지했다.  삼성은 삼성물산 등 17개사가 상표권을 공동으로 보유했다.

20개 집단 소속 277개 회사의 사용료 지급 내용 중 공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67.1%(186개사)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공시대상인 경우에도 사용료 산정방식 등 세부내용을 공시한 회사는 11.9%(33개사)에 불과했다.

이번 점검과정에서, 4개 집단 소속 7개사는 총 8건의 공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코오롱에 대해 1억4500만원을 비롯해 한국타이어 1억4000만원, 금호아시아나 550만원, 미래에셋 500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했다.

공정위는 브랜드 사용 거래 현황을 기업집단 현황 공시 의무 사항으로 별도로 명확하게 규정하기로 했다. 사용 계약이 대부분 1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매년 1회(5월 31일) 공시하도록 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브랜드 보유회사의 사용료 수취는 그 자체로는 적법한 행위이지만 수취 경위나 사용료 수준의 적정성을 두고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악용될 우려가 있었다”라며 “대기업집단의 브랜드 사용료 수입에 대한 공시 강화를 통해 시장과 이해관계자에 의한 자율적 감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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