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제는상생경영] GS, 업무공간 나눠 쓰고 7년 장기계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GS칼텍스와 협력 관계에 있는 중소업체 사장단이 지난해 서울 역삼동 GS타워 주유소 앞에서 GS칼텍스와 협력업체 상호 발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소형 가전제품 제조업체 엔유씨전자는 2002년 유산균을 이용한 '청국장 제조기'를 만들어 시장에 내놨지만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GS홈쇼핑에서 연락이 왔다. "인터넷에서 제품을 봤는데 방송 판매를 한 번 해보자"는 것이었다. GS 측은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광고문안을 다듬고 청국장 제조방식도 바꾸게 하는 등 판매 증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조언해 줬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방송된 이후 청국장 제조기는 히트상품이 됐다. GS홈쇼핑에서만 2003년 14만 개, 2004년 20만 개, 2005년 25만 개를 팔았다. GS홈쇼핑의 선전 효과에 힘입어 엔유씨전자는 지난해 청국장 제조기만 80여만개, 190억원어치를 팔 수 있었다. 김용일 엔유씨전자 이사는 "좋은 상품만 개발하면 잘 팔릴 줄 알았는데 마케팅은 별개의 문제였다"며 "웰빙 트렌드에 맞춘 광고전략 조언과 발전 가능성을 믿고 지원해준 GS홈쇼핑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GS칼텍스.GS홈쇼핑.GS리테일 등 GS그룹 계열사들은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위해선 협력업체의 공동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아래 다양한 상생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GS홈쇼핑은 거래 업체의 90%가 중소기업이다 보니 지원책도 다양하다. 지난해 10월엔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위해 네트워크론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GS홈쇼핑의 추천을 받은 협력업체가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서를 발급해 주면 기업은행에서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결제일도 20여 일 앞당겨 납품 후 6~20일 사이에 결제해 주고 있다. 마케팅 지원을 위해선 사내 마케팅 전문가들이 소비 흐름을 분석해 상품을 재구성하고, 판매 촉진 전략을 수립해 주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는 ▶ 현금결제▶ 장기 계약▶사무공간 제공▶교육지원 등의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GS칼텍스는 1980년대 초 365일 상시 현금결제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납품 후 품질에 이상이 없을 경우 협력업체에 7일 이내에 100% 현금 결제해 준다. 우수 거래업체엔 거래 대금의 30%를 미리 주는 혜택과 함께 최장 7년에 이르는 장기 공급계약을 해 준다.

허동수 회장은 평소 "정유산업은 정유업체의 노력만으로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다. GS칼텍스가 '에너지 리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를 '가족사'로 삼고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 같은 경영 방침에 따라 GS칼텍스 전남 여수공장에선 협력업체를 '가족사'라고 부르고 있다.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배려다. GS칼텍스는 창립 기념일이나 설.추석 등 명절 때 임직원에게 주는 선물을 우수 거래업체에도 똑같이 나눠 준다. 협력업체들이 업무 공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GS칼텍스 사업장 내에 7500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해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전남대학교와 함께 개설한 MBA과정에 협력업체 임직원도 수강토록 하는 등 앞으로 GS칼텍스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에 협력업체 임직원의 참여 기회도 늘려갈 계획이다.

편의점 GS25, 백화점 GS스퀘어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우수 협력업체 임직원에 대한 해외 연수 지원, 현금 시상 등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금영수산'과 '그 남자의 초밥' 등을 우수 협력 업체로 선정해 해외연수 경비 등을 지원해 줬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