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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설 선물] 담백하고 깊은 떡 맛… 136개국 대사에 선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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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명인이 들고 있는 것이 쑥두텁떡, 아래는 구름떡이다. 프리랜서 오종찬

김영숙 명인이 들고 있는 것이 쑥두텁떡, 아래는 구름떡이다. 프리랜서 오종찬

농림축산식품부가 전통식품 제조·가공·조리의 최고라고 인정한 명인 중 생존자는 전국에 약 70명이 있다. 이 가운데 떡 부문은 전통식품 명인 제53호 김영숙(72·전남 진도군) 씨를 비롯해 3명뿐이다.

진도 명품 떡

그의 떡은 국무총리가 우리나라 주재 136개국 대사에게 선물하기도 했을 만큼 가치를 인정받은 명품이다. 값싼 재료를 쓰고 맛이 가벼운 요즘 떡과는 다르다. 달달하거나 말랑하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다소 거칠지만 담백하면서 깊은 옛 맛이 살아 있다.

김 명인이 설날을 맞아 명품 떡 선물세트를 한정 판매한다. 떡들이 모두 손과 정성이 많이 가는 데다 비법 전수자인 아들(설대원·46)·며느리(김민아·46)와 셋이서만 손수 만들어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명품 4종 세트(작은사진)는 쑥 두텁떡 6개(300g)와 울금 찹쌀떡 6개(300g), 구름떡 8조각(400g), 쑥 인절미(190g)를 단아하게 포장한다. 가격은 택배요금 포함해 4만5000원.

두텁떡은 탁구공보다 조금 크고 고물이 묻은 게 투박하다. 베어 물면 떡살이 묵직하고, 속에 넣은 것들이 씹히는 식감이 좋고 고소하다. 찹쌀떡 안에, 동부를 삶아 으깨고 작게 자른 호두·해바라기씨·대추를 섞어 유자청과 함께 버무린 소를 넣는다. 고물은 삶은 동부 가루에 간장을 쳐 볶아 사용한다.

울금 찹쌀떡은 떡쌀가루 반죽에 울금 분말을 섞었다. 고물은 쑥 두텁떡과 같고, 속에는 팥고물을 넣는다.

구름떡도 손이 많이 간 정성만큼 맛이 뛰어나다. 쌀가루에 견과류를 섞어 찐 흰색 찰떡, 흑미를 이용한 흑색 찰떡, 구기자로 노란색을 낸 찰떡을 함께 틀에 넣고 누른다. 이를 썰면 단면에 구름 문양이 나타난다. 떡살이 쫀득하고 호두·검정콩·해바라기씨 등이 씹히며 고소하다.

쑥 인절미는 입 속에서 서너 번 씹으면 물러지고 쏙 넘어가는 시중 제품과 달리 매우 쫄깃해 오래 씹힌다. 밀도가 높은 게 옛날 찹쌀밥을 절구통에 찧어 만든 인절미를 연상시킨다. 콩고물을 함께 보낸다.

떡을 만든 다음 급속 냉동한 것을 보낸다. 자연 해동하면 촉촉해져 먹기에 좋다. 특별한 기술과 노하우가 들어가 떡이 빨리 굳지 않는다. 방부제 등을 첨가하지 않으므로 냉동 보관하며 먹어야 한다.

쑥 두텁떡 16개를 담은 세트와 울금 찹쌀떡 16개를 담은 세트는 각각 500세트 준비됐다. 가격은 택배요금 포함해 3만2000원.

김승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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