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대신 건강 팝니다”…롯데마트 '건강히든카드’성공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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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가 '건강'을 히든카드로 내세워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건강을 제안한다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가 '건강'을 히든카드로 내세워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건강을 제안한다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사진 롯데마트]

국내시장 만년 3위 고착화와 사드 직격탄을 맞은 중국시장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롯데마트가 반전을 위한 히든카드를 꺼내 들었다. 히든카드의 키워드는 바로 ‘건강’이다.

창립 20주년에 ‘건강가치 제안 전문회사’로 탈바꿈 선언 #건강해질 수 있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판매 #연초부터 담배판매 없애는 등 ‘건강마트’전략 본격화 #국내와 중국에서의 고전 만회하기 위한 ‘히든카드’

롯데마트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건강가치 제안 전문회사’로 탈바꿈한다고 23일 밝혔다. 고객이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는 기존 할인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건강이라는 가치를 구매하는 곳으로 변신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식품군은 물론 비식품군까지 건강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관련 상품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우선 새해부터 전 점포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했다. 또한 올해 처음 발행한 전단의 1면을 2주 치의 소규모로 포장한 건강기능식품들로 채웠다. 고객이 자신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도록 제안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초에 한국인 식단에 맞춘 건강기능식품 28개 상품을 출시하고 계절별 건강기능식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18일에는 실내에서 운동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기구와 요가 매트 등을 전단을 통해 고객에게 제안했고,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체조 영상과 ‘롯데마트 쇼핑체조 송’을 직접 제작해 배포했다.

롯데마트는 건강기능식품을 14일치씩 소규모 포장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가 부담없이 자신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게 한 배려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건강기능식품을 14일치씩 소규모 포장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가 부담없이 자신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게 한 배려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가 이렇게 건강을 돌파구로 내세운 건 소득 수준 증가 및 1인 가구 확산, 고령화 등으로 건강 관련 상품의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전체 매출은 감소했지만, 신선식품 카테고리는 2017년 한 해 동안 과일 2.3%, 채소 3.3%, 수산 6.1% 등으로 매출이 늘었고, 건강기능식품은 11.2%의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고객과 건강이라는 메시지로 소통하며 롯데마트가 ‘생활의 답’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며 “건강가치 제안 전문회사로 향후 롯데마트의 20년을 준비해 가겠다”고 말했다.

기존 마트의 판매 공식을 깨는 롯데마트의 이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7월 롯데마트 서초점에 고객이 마트에서 산 식재료로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그로서란트(식재료+레스토랑)란 복합공간을 선봬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가장 최근 오픈한 대구 칠성점에도 그로서란트를 적용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출시한 자체브랜드(PB)상품 '온리프라이스'는 최소 9개월간 동일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품 가격이 수시로 바뀌는 현 대형마트의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마무리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 가장 큰 고민은 사드 보복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장 진출 10년 만에 사업을 접기로 한 롯데마트 중국 점포의 매각 문제다. 롯데마트 중국 점포는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직원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있어 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 또한 상생협약 등에 가로막혀 국내 신규점포 출점이 늦어지거나 불발되는 점도 대형마트 업계와 롯데마트의 고민이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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