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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공격드론 천적은 30년된 구식미사일 '스팅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첨단 공격용 드론 천적은 개발된지 30년 넘은 스팅어 미사일

미 육군 스팅어 발사 훈련 15년만에 재개 # IS 등의 드론 자살폭탄 공격 방어에 효과적 # 1990년 후반 퇴출됐다가 실전에 재등장 # 중동ㆍ유럽 등 방어 위해 미사일팀 600개 계획 #

최첨단 소형 드론(무인기)의 공격을 막기 위해 30년이 넘은 구식(?) 대공미사일인 ‘스팅어’가 부활했다.
스팅어 미사일(FIM-92)은 병사가 어깨에 메고 발사할 수 있는 휴대용 단거리 대공미사일로 레이다를 피해 저공으로 비행하는 헬리콥터 등 소형 비행체를 요격할 수 있다. 미국의 제너럴다이내믹스가 개발했으며 무게 15.8㎏, 길이 1.52m, 지름은 70mm다.

미 육군 병사가 스팅어 미사일을 어깨에 올리고 조준을 하고 있다. [사진 미 육군]

미 육군 병사가 스팅어 미사일을 어깨에 올리고 조준을 하고 있다. [사진 미 육군]

1981년 미 육군과 해병대에 첫 실전 배치됐고, 90년대까지 1만6000개 이상 생산됐다. 90년대 후반부터 퇴출되기 시작해 현재는 거의 사라졌다.

내셔널 인터레스트 등 미 언론들은 이런 구식무기가 재등장하게 된 것은 이슬람국가(IS) 등 무장세력들이 드론을 이용한 카미가제식 자살폭탄공격에 대처하기 위해서라고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미 육군이 이달부터 육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스팅어 미사일 교육 훈련을 재개했다”며 “이는 거의 15년 만으로 ‘단거리 방공미사일시스템(SHORAD)’ 강화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군은 스팅어를 활용하는 총 600개 팀을 운용할 계획이며 이중 62개 팀은 유럽에 배치된 미군에 배속된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인 태스크앤퍼포스 등에 따르면 스팅어는 다양한 부대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보병는 물론, 경장갑차를 보유한 스트라이커부대, 기계화 보병부대 등에서 쓰일 전망이다.

특히 스팅어의 유럽 배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인한 분쟁 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동에선 이라크ㆍ시리아ㆍ아프가니스탄 등 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는 군사적 긴장 지역에서 사용된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은 스팅어 미사일 성능 개량에 나섰으며, 플로리다주 이글린 공군기지 인근에서 실시된 소형 드론 격추실험에 성공했다.

일부 언론들은 “미 육군이 스팅어를 재등장시킨 것은 당초 소형 드론 공격용으로 개발해왔던 해킹ㆍ전자교란 등 전자전 기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전자전의 경우 비용 대비 효과가 현저히 떨어져 이를 보완할 때까지는 스팅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 전력이라기 보다는 드론 등 소형 무인기를 막기 위한 단기용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수십만원 짜리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대당 4000만원이 넘는 스팅어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유럽주둔 미육군(USAREUR) 소속의 티모시 도허티 장군은 “실제 전쟁이 치르는 비용과 희생보다 전쟁을 준비해 억제하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30mm 무인 기관포 등을 활용한 기술은 아직 정확도가 떨어져 스팅어가 드론 요격엔 적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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