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이상은 회장 아들 "나도 아버지도 월급 받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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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TF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 [중앙포토ㆍ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TF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 [중앙포토ㆍ연합뉴스]

박범계 의원, 녹취록 서면 공개

실소유주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다스(DAS) 이상은 회장의 아들 이동형 씨가 다스의 전 직원에게 "나도, 아버지도 여기서 월급 받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2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스 수사는 정치 보복이 아닌 내부고발자들의 양심선언"이라며 다스와 관련된 내부 고발자들의 녹취록을 서면 공개했다.

박 의원은 "제보자의 프라이버시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을 고려해 녹취록을 재생하기는 어렵다"며 "수사기관과의 교류는 없으며 내부고발자들의 양심선언은 철저히 자발적으로 (나에게) 말씀해 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1에 따르면 다스 이상은 회장의 아들 이동형 씨가 7200여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온다. 내부고발자는 "이동형이 대학관광(다스 직원들을 출퇴근 시키는 용역 업체)으로부터 매달 230만원 씩 3년 간 7200여 만원의 리베이트를 받고 이것이 문제가 되자 아무 잘못없는 부하 직원에게 '네가 총대 메라'며 덮어 씌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직원은 MB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이 사실을 전했으나 묵살당했고 총대 메는 것을 거부한 대가로 3년간 인사불이익을 당하다 다스를 떠났다"고도 말했다.

또 이동형 씨가 사촌형 김모씨의 고철사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6억 3000만원 받고 일방적으로 거래업체를 바꿨다는 주장이 나왔다. (녹취록2) 이 과정에서 김씨가 "리베이트 명목으로 준 돈을 돌려달라"고 하자 이동형 씨가 '그 돈을 이상득·MB에게 줬다'는 핑계로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는 내용이다.

2016년에 생성된 녹취록3에는 이동형 씨가 몸을 다치고 퇴직금도 없이 쫓겨난 다스 직원의 복직 약속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한 말이 담겨있다고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대표.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대표. [연합뉴스]

녹취록3에 따르면 이동형 씨는 직원의 복직 약속을 묵살하면서 "나도 어디 갈데 없으니까", "아버지도 여기서 월급 받고 있지"라고 말했다. 이는 이상은 회장이 다스의 실소유주가 아닌 월급 사장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토한 것이고, 다스에 원망을 품은 이 전직 직원은 녹취록을 저장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이 모든 증거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 일가의 비루한 주변 관리와 감탄고토(甘呑苦吐) 행태로 내쳐진 개인들이 고통을 견디다 못해 수집한 것이며 이들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분들"이라며 "다스 수사는 정치보복이 아니라 내부고발자의 양심선언에서 시작한 수사"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이 서면으로 공개한 녹취록 전문

<다스 내부고발자가 공개한 녹취록>

◎ 녹취록1

A: …회장님 밑에서 일했는데 그 어르신 욕. 아무리 그래도 싫든 좋든 욕보이게 하면 안 되죠. 그랬는데 대학관광이고 뭐고 이런 거 다 나한테 총대 메서, 네가 가서 총대 메라 그러고. 아 난 못간다 그러니까 ooo과장 가서 저기 그 합의서 하라고 하고. 그러고 나서부터 완전히 제가 일이 틀어져가지고 안하다가 그 내곡동 터지니까 그때서야 oo아 뭐 또 뭐 막 하고, 알랑방귀 뀌어갖고. 가 가지고. 오만 잡일 가서 조사하는 거 이런 거 오만 잡일 다 시키고. 그러다가 또 이거 뭐 했다고 또 다시 또 해 가지고 몰아내고. 이건 아니죠.…

◎ 녹취록2

B: 내가 자료를 다 받았지. 자료를 다 받았기 때문에.. 저 뭐야 그 이동형한테 돈 준 게 있어. 이동형 월 3천만 원씩 들어갔다고.
C: 또요?
B: 3천만 원씩 준 게 6억이야. 20일에 6억 3천이야.
C: 그것만으로 하나 걸지 못해요?
B: 아니 그러니까 그 그걸 이제 달라 캐라. 이래된 거야 지금.
C: 그러니까 대학관광이랑 똑같네요.
B: 달라 캐라 이래된 건데, 지금 저 새끼가 오리발 내미는 거지. 이상득이, 이명박이 줬다 이지랄 하는 거야. 하하

◎ 녹취록3

이동형: 그럼 김oo 부장이 책임지겠니? 지도.. 자기 취직하고, 지 아들 취직 부탁하는데 맨날. 그게 되겠니? 세상은 진짜 불공평한 거야. 나도 서울대학교나 연대 나왔으면 여기 안 있어요. 형이 여기 시골에 여기서, 현장 여기 와 가지고. 얼마나 여기 치이고. 그렇지만 이게 책임이잖아. 내가, 나도 어디 갈 데도 없으니까. 그러니까 나도 너처럼 사표내고 나갈 수가 없는 거야. 아버지도 여기서 월급 받고 있지.

D: 부사장님 저도 지금 보니까요. 김oo 부장이 너무 밉습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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