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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투어로 뜬 중식당, 멋진 언니들 유혹하는 뷰티숍 … 이러니 손님 몰리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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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호 14면

안성맞춤시장 살리는 또 다른 힘, 청년몰

# 1 지난해 안성맞춤시장에서 중국집 ‘청춘반점’을 낸 천은혜(38)씨는 20대 초반부터 중국집 주방에서 잔뼈가 굵은 중식 요리사다. 무거운 조리기구를 사용해야 하는 요리 방식 탓에 일을 그만두고 부모님이 계신 안성으로 내려와 쉬던 중 가게를 냈다. 청춘반점의 고객은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맛이 뛰어난데다 짜장면 한 그릇 값이 4000원 선으로 저렴한 덕이다. 청춘반점은 젊은 감각에 맞춘 인테리어 덕에 최근 ‘먹방 투어’를 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튀는 감각 청년상인 13명 둥지 #낮엔 덮밥집, 밤엔 뮤직바 변신 #인근 대학생들까지 찾는 명소로

# 2 뷰티숍 ‘졸리(JOLLI)’를 운영 중인 이선희(37)씨는 젊은 손님들을 안성맞춤시장으로 유입시킨 1등 공신이다. 20년 가까이 피부관리사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단골손님들이 시장 내에 위치한 그의 숍을 수시로 방문해서다. 박씨의 월 매출은 800만~1000만원 가량. 박씨는 “처음엔 전통시장에 있는 뷰티숍이 잘 될까 싶었는데, 젊은 상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모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맞춤시장에 젊은 손님이 늘고 있는 건 비단 이마트 노브랜드 덕분 만은 아니다. 노브랜드 입점과 동시에 젊고 재능있는 청년상인들이 ‘청년몰’이란 이름으로 뷰티숍과 중국집, 펍(Pub)과 카페 등을 열고 젊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안성시는 창업지원금 등을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한다. 이마트도 청년상인 점포에 집기 등을 지원하고, 손님들이 앉아서 쉴 공간인 ‘청년상생몰 카페’를 지어주었다.

현재 안성맞춤시장 청년몰에서 활동 중인 청년상인은 13명이다. 이들에겐 불문율이 있다. 청년상인 간 소모적인 갈등을 피하기 위해 비슷한 업종의 출점을 피하는 것이다. 대신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포를 유치한다. 커피숍 근처에는 뷰티숍과 아이스크림 가게를, 수제 햄버거 가게 근처에는 커피숍이 들어서는 식이다. 또 낮에는 돈까스와 덮밥류를 팔다가 밤에는 술과 안주를 판매하는 뮤직바인 ‘탭하우스’는 청년몰 중앙부에 위치해 있다. 흥겨운 음악소리와 젊은이들의 열기가 청년몰 곳곳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런 배려 덕에 이 시장 청년몰은 인근 대학교 학생들까지 찾아오는 명소로 탈바꿈 중이다.

청년몰 설립을 주도해 온 김도영(38) 안성맞춤전통시장 협력회장은 “청년상인들의 점포라고 해서 반드시 먹거리류를 판매하는 가게를 내는 단조로운 구성보다는 업종 간 시너지를 높이는 식으로 매장 라인업을 짰다”며 “덕분에 젊은 손님들이 전통시장을 찾아오고,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게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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