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50만원 선 회복 ‘불안한 반등’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250만원을 넘어섰다. 그동안의 주가 하락세가 잦아들긴 했지만 불안한 반등이다.

지난해 11월 모건스탠리 보고서로 촉발된 과열론 #삼성전자 주가 280만원에서 240만~250만원 대로 #최근 원화 강세도 반도체 주가 부진에 영향 #영업이익 상승 기대는 여전

18일 오전 10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은 하루 전보다 1.21%(3만원) 오른 251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틀 만의 250만원 선 회복이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280만원으로 달렸다. 주당 300만원 시대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도 증권가에 넘쳐났다.

올해 들어 반도체 업종 주가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앙포토]

올해 들어 반도체 업종 주가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시장의 기류가 급격히 바뀌었다. 그달 28일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보고서가 ‘방아쇠’ 역할을 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시장 평균’으로 내려 잡았다. 2019~2020년 반도체 공급 과잉 사태로 삼성전자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분석을 덧붙였다.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두 달 사이 280만원대에서 240만원대로 추락했다. 240만~250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같은 반도체 업종인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일 대비 상승한 2.83% 7만6200원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록한 8만원대엔 못 미친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 삼성전자]

최근 원화가치 상승도 반도체 주가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16일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11만5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전망치 하향(원화 강세)으로 실적 추정을 소폭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원화 값 상승은 수출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달러화로 받은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산했을 때 책정되는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반도체 업종의 수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메모리 수급 호조에 증가세를 지속하겠다”며 “경쟁사 공급 증가로 낸드 반도체 가격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출하량 증가 폭이 커서 연간 이익 증가가 가능하겠다”고 예상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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