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6년 만에 900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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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16년 만에 900 고지를 다시 밟았다.

16일 코스닥 지수는 하루 전보다 1.08%(9.62포인트) 오른 901.23로 마감했다. 2002년 3월 29일(927.30) 이후 처음으로 900선을 넘었다. 시가총액은 319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연일 시가총액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코스닥 1000시대’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닥 목표 지수를 880에서 1070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투자정보부 전문위원은 “세계 증시 강세와 코스닥 활성화 대책 등이 코스닥 투자 심리를 제고하고 있다”며 “올해 기업 이익이 10% 증가할 시 코스닥 지수는 네 자릿수 대에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코스닥 지수가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내 전광판. [사진 한국거래소]

16일 코스닥 지수가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내 전광판. [사진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건 외국인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451억원, 기관투자가는 724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올해 들어 11거래일 연속으로 7589억원어치 코스닥 주식을 사들였다. 이달 초 코스닥 주식을 팔았던 기관투자자도 이번 주를 기점으로 순매수 행렬에 합류했다. 이날 개인만 97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의 ‘코스닥→암호화폐 시장’ 이탈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스닥이 900대에 들어섰지만 속내를 보면 아직 반쪽 기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계열 3개사(셀트리온ㆍ셀트리온헬스케어ㆍ셀트리온제약)를 제외한 코스닥 지수는 15일 기준 698.70에 불과하다. 현 코스닥 지수(15일 891.61) 가운데 200포인트 가까이가 ‘셀트리온 3형제’ 효과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고 코스닥 상장사 이익 추정치도 올라가고 있는 등 코스닥은 추가로 상승하겠다”고 전망하면서도 “셀트리온을 포함해 많은 오른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어 단기적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반도체(3.27%), 기계ㆍ장비(3.0%), 화학(2.88%), 디지털콘텐트(2.6%) 등 업종의 주가가 고루 올랐지만 셀트리온(-0.74%), 셀트리온헬스케어(-1.37%)는 하락했다. 셀트리온제약(2.1%)만 올랐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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