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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환씨 소환 앞둔 검찰 "폭풍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비리규모 상당한 듯>

<대검>
○…전경환씨의 소환을 하루 앞둔 28일 검찰청사 주변은 수사실무자들만 소리없이 바쁘게 움직여 폭풍전야처럼 조용하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전씨의 구속은 일찌기 정해진 부변의 수순인데다 구속을 뒷받침할 수사가 거의. 끝나 전씨의 소환· 구속 초읽기가 시작된 마당에 바쁠게 뭐 있겠느냐』고 설명.
그러나 검찰 고위간부는『수사결과 발표를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면서『보도진들이 수사결과 발표때 수사팀에게 질문할 내용이 무엇인지 미리 알려줄 수 없느냐』는 등 발표후의 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종남 총장, 최상엽 차장등 검찰수뇌부는 일요일인 27일에도 정상 출근해 밤늦게까지 수사를 독려했으나 강원일 중앙수사부장은 방문을 잠근채 하루종일 결과정리· 법률검토만 한데다 이날 추가소환자는 거의 없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29일중으로 전씨가 소환될 것이라는 사실등을 흘리면서 전씨가 범행사실을 부인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법정시한인 48시간을 모두 써야할 것이라고 31일 구속을 암시.
오후9시쯤 총장실에서 부장검사급이상 구수회의를 가진뒤 고위간부들은 모두 퇴근하고 중수부팀들만 철야수사를 계속했는데 오후11시쯤 최 차장이 중수부로 전화를 걸어 특별지시를 하는 등 수사마무리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 진척 상황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전씨는 절대 머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 전씨의 횡령· 이권개입등이 지능적인 수법으로 이루어졌음을 암시.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전씨가 소환된 뒤 대부분의 범죄사실을 부인할 것에 대비하느라 수사가 더욱 힘들다』면서 『전씨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어 구속후 기소전까지 횡령등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어야할 것』이라고 말해 전씨의 비위규모가 상당했음을 표시.
○…「새마을 비리」와 관련, 검찰에 소환돼 참고인 진술을 받은 명지대 전도일 교수는 자신이 새마을관계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보도된데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
전 교수는 자신의 박사학위논문제목은「세계 및 경제 그 동태적 분석」으로 76년 미 캔자스주립대에서 받았으며 새마을과 관련된 직책도 해외개발연구원 비상임이사이었을 뿐이고 전경환씨와 헤어진지도 2년이 넘는다고 밝혔다.

<간부회의 참석 기피>

<새마을본부>
○…전경환씨의 구체적인 혐의사실이 드러나면서 전씨를 비롯, 전· 현직간부들 몇 명이 29일쯤 소환, 구속되리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새마을본부는 28일 오전8시30분 기획실장실에서 과장급이상 간부들이 참석, 열릴 예정이던 월요정례간부회의 마저 대부분의 간부들이 참석치 않아 열리지 못하는 등 업무가 마비된 상대.

<"뽀족한 수 없다" 체념>

<새마을신문>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경리 장부는 물론 회사통장까지 압수돼 월급날인 25일이 3일 지난 28일까지 월급을 받지 못한 새마을신문사 직원 4O여명은 28일 오전 평상시와 같이 출근, 이번주 발간예정인 753호 신문제작을 협의하고 있으나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어수선한 분위기.
많은 직원들은『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는 외에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며 체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전경환씨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난뒤부터는 농민의 진정한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는데…』라며 신문폐간을 걱정하기도.
한편 검찰과 팔판동 전경환씨 집을 다녀온 이 신문사 홍정표 총무부장(41)은 아침 일찍 출근, 총무부직원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하기도.

<일요일 방문객 뜸해>

<전씨 집>
○…전경환씨에 대한 검찰의 소환이 29일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도는 가운데 서울팔판동 전씨 집에는 28일 오전 전씨의 친지라는 40대 남자 3명이 다녀갔을뿐 오랜만에 방문객의 발길이 뜸해지고 집안은 고요한 정적만 흘렀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날 아침부터 전씨 집 대문밖에는 취재진들의 차량과 보도진들이 부쩍 늘어 전씨의 소환이 임박했음을 실감케하고 있다.
○…한편 27일 오전10시55분쯤에는 전씨의 동서 김승웅씨 (45· 전 청송원 이사)가 부인 손영숙씨와 함께 전씨 집을 방문, 하루종일 머무른뒤 오후10시쯤 귀가했다.
김씨는 보도진들이 방문목적을 물었으나 일체 대답을 회피, 이날의 방문이 전씨의 구속에 따른 신변정리와 뒷수습을 의논키위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전씨 집에 1주일사이 2백여명이 방문한데 대해 새마을본부의 한 간부는『전회장님이 평소 주위사람들에게 「의리」를 지킨 결과』라며 극구옹호. 그는 전씨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은 『전의 잘못이라기보다 주위사람들이 직언을 않고 정에 약한 전회장님을 업고 호가호위한 결과』라면서 죄는 오히려 전씨를 보좌한 사람들에 있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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