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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1년 만에 TV출연한 오바마, ‘민주주의’걱정하며 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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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중앙포토]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중앙포토]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넷플릭스의 한 토크쇼 방송에 출연해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날 방송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1년 만에 출연한 TV 프로이자, '토크쇼의 황제' 데이비드 레터맨 쇼가 2년 8개월만에 복귀한 토크쇼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 미국 민주주의를 걱정하며 권력자들이 소셜미디어를 조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치렀던 지난 2007년 대선전을 떠올리며 "우리는 소셜미디어의 초기 사용자로써 당시 22~23세 젊은이들과 자원봉사에 의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그들과 함께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며 현대 역사상 가장 효과적인 정치 캠페인을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다만 우리는 권력자들이 소셜미디어를 조작하고 선전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놓쳤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가디언 캡처]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가디언 캡처]

이어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러시아가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악용한 것은 이미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전혀 다른 정보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하며 "폭스뉴스를 보면 NPR(미 공영 라디오방송)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행성에서 살게 된다"고 꼬집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러한 지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이용해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지난 11월에는 미국 내 대표 보수성향 매체이자 자신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를 노골적으로 치켜세운 바 있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민주주의에 대한 최대 도전 중 하나는 사실관계들에 대한 공통의 기준을 공유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의 정치가 매우 양극화돼 있지만 나는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를 언급하며 "아내가 나 보다 먼저 파악한 것 중 하나가 국가를 이끄는 능력의 일부는 입법이나 규제 등과는 관계가 없으며, 사고방식과 문화의 형성 또는 의식의 제고 등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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