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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340억 벌었다. 1억씩 10명 구제한다" 글에 달린 댓글들

중앙일보

입력

[사진 디시인사이드 캡처]

[사진 디시인사이드 캡처]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340억원을 벌었다고 주장하는 네티즌이 나타나 화제다. 이 네티즌은 "시총 수백 조 원이 한 번에 생겼다"며 "자식에 부끄럽지 않게 1억씩 10~20명에게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비트코인으로 자본 재편된 많은 사람 중 한명이다. 300~400억원 수준의 재편가들이저 포함 한둘이 아니라 빙산의 일각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가상화폐나 주식으로 잃은 사람에 한해 1억씩 10명 많게는 20명까지 재산 환원하려고 한다"며 "단 잃은 사람이어야 한다. 인증을 부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300억원 남짓한 돈은 강남에 부모님 아파트와 건물을 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최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비트코인 편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11일 오전 현재 1000여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34살 되도록 고졸에 막노동 등 안 해본 게 없다. 비트코인 마지막 끝물에 집 전세금 7000만원 빼서 수중에 남은 돈이 600만원이다. 솔직히 자살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 글 보고 희망을 가진다" "이혼모가 툭하면 때려서 멍들고 두 번씩 보육원에 보냈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친 공무원시험 준비생이다. 도와달라" 등과 같은 댓글이 쏟아졌다.

글에 달린 댓글들. [사진 디시인사이드]

글에 달린 댓글들. [사진 디시인사이드]

이 글을 남긴 네티즌은 본인의 수익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글 내용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돈을 줄 테니 사연을 남기라'는 말에 많은 네티즌이 구구절절한 자신의 사연을 달며 가세한 것으로 보아 한국에 불어닥친 비트코인 투자 열풍의 단면을 짐작게 한다.

비트코인 열풍은 '비트코인 블루'(비트코인 우울증)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주변에서 암호화폐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접하면 소외된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10일 YTN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월급을 받고 일할 때는 돈을 버는 것만이 의미 있는 건 아니다. 월급을 벌며 사회에도 기여하고 자신이 성장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을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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