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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수사 잘해야 본전" 검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종남 검찰총장과 강원일 대검 중앙수사부장은 21일 아침 평소보다 30분쯤 일찍 출근, 총장실에서 새마을본부사건의 수사에 대해 숙의.
오전 7시쯤에는 총장실에, 중앙수사부 1∼4과장까지 합석, 총장의 다른 스케줄을 뒤로 미룬 채 1시간이 넘도록 회의를 계속했다.
강중앙수사부장은 출근 직후 『신문에 보도된 전경환씨 및 새마을본부의 비리 등이 모두 범죄사실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수사를 누가 맡든 간에 수사과정 및 결과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이른 21일 오전 8시쯤 출근한 대검 중앙수사부 과장들은 사무실을 지키며 『어제 하루종일 집에서 대기했으나 상부로부터의 수사지침을 받지 못했다』면서 『전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범죄사실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말하기도.
어느 과장은 『신문에 난 것은 정밀 검토했으나 형사처벌대상으로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수사결과는 잘해야 본전일 것』이라고 수사의 어려움을 암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부에 새마을본부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수사결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난감한 표정들.
이는 그 동안 신문에 보도된 새마을본부의 비위내용들이 범죄행위라기보다는 행정조치대상으로 판단되는 데다 수사를 개시한다 해도 결정적인 범죄혐의를 찾아내는데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오전 10시10분쯤 총장실에서 1시간 동안 구수 회의를 마치고 나온 중수부 1∼4과장은 긴장된 표정으로 총장실을 나서며 『수사계획 등에 대한 발표는 중수부장이 할 것』이라며 중수부장실로 직행.
보도진을 피해 총장실 옆문으로 나와 9층 집무실에 도착한 강원일 중수부장은 미리 준비된 메모쪽지를 기자들에게 읽어준 뒤 『오늘은 발표문 이상 알려드릴게 없다』며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을 회피.
강검사장은 『여러분이 수사진전을 무시하고 흥분할 경우 수사검사들도 흥분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번에는 제발 차분히 수사가 진행되도록 협조해달라』고 주문.
강검사장은 『이번 수사는 검찰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겠다』면서 『필요하면 중수부 요원들은 물론 서울지검과 인천지검 인력도 활용, 가능한한 빨리 수사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
○…대검 중앙수사부가 있는 검찰 종합청사 12층은 일요일인 20일에도 문이 굳게 닫힌 채 아무도 출근치 않아 당장 수사에 착수해야한다는 여론과는 대조적인 모습.
그러나 중앙수사부 과장들과 수사관들은 상부로부터 수사착수 지시가 있을지도 몰라 집에서 대기하거나 가족들에게 연락처를 알리고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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