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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 창업] “화장품 스타트업, 아이디어만 좋으면 키워 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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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한국콜마는 투자사·유통채널과 손잡고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다음달 9일까지 지원받을 스타트업 신청을 받는다. 사진은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한국콜마의 연구진들. [사진 한국콜마]

한국콜마는 투자사·유통채널과 손잡고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다음달 9일까지 지원받을 스타트업 신청을 받는다. 사진은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한국콜마의 연구진들. [사진 한국콜마]

한국콜마가 화장품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한국콜마는 다음달 9일까지 4차산업 혁명 기반 화장품 스타트업을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은 화장품 창업에 필요한 기술·자본·유통 등을 패키지로 지원받는다. 1차 서류 평가와 2차 대면 평가, 3차 실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은 1억~3억원의 초기 투자금을 받는다. 또 팀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운영사인 킹슬리벤처스를 통해 팀스 창업팀으로 선정되면 투자금 포함 최대 10억원 이상 지원받을 수 있다.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은 한국콜마가 보유한 제조 기술과 BGF리테일의 유통망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최신 시장 동향과 트렌드 정보는 물론 사무실 공간 사용 등의 혜택을 얻게 된다.

한국콜마, 투자사와 손잡고 #돈·기술·유통 패키지로 제공 #편의점 CU와 협업해 판매

화장품 제조기업이 스트타업 발굴에 나선 이유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다. 스타트업이 성공해 시장 규모가 커지면 대표적인 ODM(제조자 개발생산방식) 기업인 한국콜마의 실적도 자연스레 상승하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투자사·유통채널과 손잡고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다음달 9일까지 지원받을 스타트업 신청을 받는다. 사진은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한국콜마의 연구진들. [사진 한국콜마]

한국콜마는 투자사·유통채널과 손잡고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다음달 9일까지 지원받을 스타트업 신청을 받는다. 사진은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한국콜마의 연구진들. [사진 한국콜마]

한국콜마의 최철규 전무는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한국 화장품 산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며 “신선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보유한 화장품 스타트업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보·지식 기반 서비스를 핵심 가치로 삼아 화장품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지가 선발의 주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발굴은 지난해 4월 투자전문기업 킹슬리벤처스와 만남에서 시작됐다. 영국이 본사인 킹슬리벤처스는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국 화장품 산업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정준모 킹슬리벤처스 상무는 “최근 국내에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생겨났지만, 대부분 SNS 등 새로운 판매 채널을 통한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기업들”이라며 “이런 기업들과 차별화된 혁신적인 기술을 통한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제조·벤처·유통이 결합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은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특히 중국·동남아는 물론 최근 미국 등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K뷰티 열풍을 이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명규 대한 화장품협회 전무는 “한국의 화장품 ODM 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제조업과 투자사의 지원이 이어진다면 환경 환경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투자사·유통채널과 손잡고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다음달 9일까지 지원받을 스타트업 신청을 받는다. 사진은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한국콜마의 연구진들. [사진 한국콜마]

한국콜마는 투자사·유통채널과 손잡고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다음달 9일까지 지원받을 스타트업 신청을 받는다. 사진은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한국콜마의 연구진들. [사진 한국콜마]

한국 화장품 제조업의 생산실적(공급가)은 13조원(2016년 기준)에 달한다. 2011년 6조원에 비해 5년 새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여기에 수출 실적과 수입 화장품 시장을 더하면 시장 규모는 19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성장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다. 현재 제조·판매업체는 1만여 개에 달하지만, 이 중 절반은 실적이 ‘0’인 기업이다. 이 전무는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이 겪어 사라지는 업체들이 수없이 많다”며 “아이디어와 기술보다 자금력이 부족해 안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화장품 스타트업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CU와 홀리카 홀리카가 함께 출시한 화장품.

CU와 홀리카 홀리카가 함께 출시한 화장품.

유통 채널로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손잡은 것도 이채롭다. 한국콜마와 킹슬리벤처스는 뒤늦게 뛰어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백화점·전문점보다 편의점이 오히려 승산이 있다고 봤다. 편의점 화장품 시장은 저용량 상품이 대세다. 또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이나 도심보다 지방이나 외곽지역 등에서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정보 제공과 멘토링은 물론 편의점 화장품에 대한 니즈를 파악해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우수 상품의 경우 CU 매장에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U의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10~18% 성장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스타트업

국내 화장품 스타트업

최근 주목받는 화장품 스타트업도 올리브영 등 신생 유통 채널을 통해 성장한 곳이 많다. 미팩토리·코스토리기 대표적이다. 지난 2015년 ‘돼지코 팩’으로 성공한 미팩토리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000만 장을 훌쩍 넘기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코스토리 김한균(35) 대표는 뷰티 블로거에서 시작해 연 매출 1300억원 화장품 CEO가 됐다. 대박 상품인 ‘봄비 꿀범벅 필오프팩’은 이후 K뷰티 브랜드로 알려져 면세점을 비롯해 홍콩·중국 등 해외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창립 6년 만인 지난해 수출 15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들 기업의 CEO는 모두 30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기업이 60대, IT기업 CEO가 대부분 40~50대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한국콜마·킹슬리벤처스 등이 찾고 있는 스타트업도 바로 이런 케이스다. 장 상무는 “SNS를 통한 마케팅보다는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을 갖춘 창업자의 지원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은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한 지 7년 이내 기업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나이·학력 등에 제한은 없다. 단 창업자의 지분이 60% 이상(투자 후 기준)인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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