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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8] 중국 스타트업 바이톤에 1000명 몰려…중국 'IT 굴기' 보여주는 CE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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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 행사에서 공동 창업자 카슨 브라이트필드가 신형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하선영 기자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 행사에서 공동 창업자 카슨 브라이트필드가 신형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하선영 기자

"당신이 차에 타는 순간 마치 럭셔리한 거실에 앉은 느낌이 들거예요!"

BMW·애플 임원들이 나와서 만든 중국 스타트업 #"운전자 바이탈 체크부터 아마존 음성 쇼핑도 해" #2019년부터 '스마트 전기차' 중국·미국에서 판매

7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바이톤'의 다니엘 커처트 공동 창업자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자사의 신형 전기자동차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날 커처트가 공동 창업자인 카슨 브라이트필드와 함께 바이톤 전기차를 운전해 등장하자 1000여명 관람객의 이목이 집중됐다. 커처트와 브라이트필드는 각각 닛산과 BMW 출신이다. 바이톤은 2016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만든 상용 전기차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 행사에서 공동 창업자 카슨 브라이트필드가 바이톤의 신형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바이톤 전기차는 운전자와 탑승자의 얼굴 표정까지도 인식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하선영 기자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 행사에서 공동 창업자 카슨 브라이트필드가 바이톤의 신형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바이톤 전기차는 운전자와 탑승자의 얼굴 표정까지도 인식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하선영 기자

전 세계 최대 IT 전시회로 불리는 2018년 소비자가전전시회(CES)의 서막을 연 것은 중국의 모빌리티 스타트업 바이톤이었다. 이 회사는 BMW·닛산 등 자동차 기업들과 테슬라·애플 등 IT 기업 임원들이 2년 전 회사를 뛰쳐나와 중국 난징(南京)에 세운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중국을 본사로 정한 것도 "고품질의 미래 자동차를 생산하고 달릴 수 있는 곳으로 중국이 최적"이라는게 바이톤 창업자들의 생각이다.

바이톤은 현재 중국 난징·베이징·상하이와 미국 산타클라라, 스위스 뮌헨에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는 외국인이지만 자본은 중국이 댔다. 초기 투자금 240만 달러(약 2600억원)의 상당수는 중국 장쑤성(江蘇省) 등 지방 정부와 중국 민간 기업들이 낸 것이다. 역사가 2년밖에 안된 데다 시판 제품이 없어서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회사다.

커처트는 바이톤의 전기차를 스마트 기구(smart device) 혹은 SIV(Smart Intuitive Vehicle·스마트 직관 교통수단)라고 불렀다. 그는 "다양한 기능 덕분에 바이톤 차는 '디지털 라운지'가 됐다"며 "우리는 하루에 평균 90분 넘게 보내는 자동차 안에서의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모빌리티 스타트업 '바이톤'이 7일 처음 선보인 전기자동차 내부의 모습. 약 50인치의 터치스크린 액정이 내장되어 있다. [사진 바이톤]

중국의 모빌리티 스타트업 '바이톤'이 7일 처음 선보인 전기자동차 내부의 모습. 약 50인치의 터치스크린 액정이 내장되어 있다. [사진 바이톤]

바이톤 전기차 내부에는 가로 1.25m 길이의 사이즈의 터치스크린을 장착했다. 운전석 계기판 역할을 하는 동시에 보조석에 앉아서도 조작할 수 있다.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모델S'에 장착된 17인치 터치스크린보다도 훨씬 더 크다. 넓은 화면으로 화상 통화도 가능하다.

중국의 모빌리티 스타트업 '바이톤'이 7일 처음 선보인 전기자동차 내부의 모습.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액정이 내장되어 있다. [사진 바이톤]

중국의 모빌리티 스타트업 '바이톤'이 7일 처음 선보인 전기자동차 내부의 모습.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액정이 내장되어 있다. [사진 바이톤]

운전자의 건강 상태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운전자가 자리에 앉으면 시트가 자동으로 몸무게와 심박 수부터 측정한다. 운전자의 얼굴과 손짓도 인식한다.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알렉사와 연동, 쇼핑몰에 가는 길에 음성으로 장보기도 가능하다. 미국 경제지 포춘지는 "바이톤 차는 당신의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빠른 충전 시간도 강점이다. "30분만 충전을 하면 배터리의 80%를 채울 수 있다. 20분만 충전하면 250㎞를 달릴 수 있다"고 브라이트필드는 설명했다. 바이톤은 2019년 중국서 가장 먼저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으로 전기차 가격은 4만5000 달러(약 4800만원) 수준이다.

자본을 중국이 댄 바이톤 외에도 이번 CES 2018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CES의 전체 4000개 참가 기업 중 중국 기업은 1000여 곳이다. 중국 IT 기업 텐센트도 테슬라와 중국의 카풀 업체 디디추싱 등에 투자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일본의 혼다와 자율주행차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바이두나 알리바바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CES에 참가하게 된 것은 불과 1~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리처드 유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년 연속으로 CES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유는 9일 스마트 기기와 인공지능·사물인터넷(IT)을 연결하는 데 있어서 화웨이의 기술력이 왜 필요한지 역설할 예정이다. 바이두의 치 루 부회장도 기조연설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통상 글로벌 업계를 이끄는 선도 기업의 수장이 CES 기조연설을 맡는다는 점에서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세계적인 그래픽 칩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와 인공지능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바이두를 치켜세웠다. 바이두는 미국 포드·인텔 등 1700개사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어를 영어·한국어 등 7개 언어로 실시간 통역·번역하는 기술로 유명한 중국의 IT 기업 '아이플라이테크'도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가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선정하는 글로벌 10대 AI 기업 순위 안에 들었다.

라스베이거스=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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