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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도요금 못낸다” 농성 사우디 왕자 11명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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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책봉하는 자리에 모인 사우디 왕가의 왕자들. [EPA=연합뉴스]

지난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책봉하는 자리에 모인 사우디 왕가의 왕자들. [EPA=연합뉴스]

왕족에 대한 국가의 지원 중단에 항의해 농성을 벌인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11명이 체포됐다고 7일(현지시간) CNN이 전했다.

왕족에 대한 지원 축소하자 #"국왕 칙령 취소해달라" 시위 #체포돼 구치소 구금…기소 예정

보도에 따르면 왕자들은 4일 리야드에 있는 카스르 알후크 궁전에 모여 집단으로 농성을 벌이다 체포됐다. 이들은 현재 리야드 남부 알 하예르 구치소에 구금 중이다.

현지 언론인 사브크 이번 농성을 주도한 이는 SAS라는 이니셜로 불리는 왕자로, 2015년 사망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사촌의 후손이라고 전했다.

셰이크 사우드 알 모제브 검찰총장은 성명을 통해 “왕자들이 전기·수도요금 지원 중단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농성을 벌였다”며 “이들의 요구가 합법적이지 않다고 알렸음에도 궁을 떠나지 않았고, 공공의 평화와 질서를 해쳤다”고 발표했다.
이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으며, 만인은 평등하고 똑같이 대우받는다”고 밝혔다.
사우디 검찰은 왕자들을 기소할 방침이다.

대대적인 국가 개혁과 재정 개선에 나선 사우디는 국민에 대한 에너지 보조금을 줄였고, 왕족에게 제공하던 각종 지원도 축소했다.
일련의 조치로 살만 사우디 국왕은 최근 왕족에게 제공된 전기·수도요금 지원을 중단했으며, 이들이 미납한 요금을 전부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칙령을 내렸다.

한편 농성을 벌인 왕자들은 2016년 살인을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된 투르키 빈 아드알 카비르 왕자에 대한 보상금도 요구했다고 CNN은 전했다.
절대왕정 국가인 사우디에서 왕족을 처형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당시에도 사우디 내무부는  “모든 공무원은 안정을 지키고 정의를 달성하는 데에 최선을 다 한다”며 예외없는 법 적용을 강조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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