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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민유라-겜린, "한복과 아리랑으로 한국 알릴게요"

중앙일보

입력

12월 3일 열린 피겨 스케이팅 회장배 랭킹전 및 평창올림픽 2차선발전 아이스댄싱 프리댄스 연기를 펼치고 있는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사진 대한빙상경기연맹]

12월 3일 열린 피겨 스케이팅 회장배 랭킹전 및 평창올림픽 2차선발전 아이스댄싱 프리댄스 연기를 펼치고 있는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사진 대한빙상경기연맹]

"올림픽에서 한국을 알리고 싶어요."

'아리랑 커플'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 조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 선발전을 마무리했다. 민유라-겜린 조는 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 겸 올림픽 대표 최종선발전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90.27점(기술점수 48.72점, 예술점수 41.55점)을 받았다. 쇼트댄스에서 얻은 59.67점을 더한 최종합계 149.94점을 기록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개인 최고점 152.00점에 근접한 좋은 점수였다.

민유라와 겜린 조는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에서 4위를 차지하며 극적으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18팀 중 4위에 올라 상위 5팀에게 주어지는 평창올림픽 티켓을 따냈기 때문이다. 한국이 올림픽 아이스댄스에 출전하는 건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올림픽(이천군-양태화 조) 이후 16년 만이다. 민유라는 "한국 선수로는 16년 만에 출전하게 됐는데 국내에도 아이스댄스에 대해 더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둘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민유라는 "베이징 이후엔 한국에 아이스댄스 선수를 육성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댄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5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8.1.5   pdj663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이스댄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5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8.1.5 pdj663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민유라는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재미동포다. 싱글로 활동하던 그는 2011년 아이스댄스로 전향했다.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국내엔 아이스댄스에 관심을 보이는 선수가 거의 없었다. 고심 끝에 민유라는 외국인 선수 파트너를 찾기 위해 눈을 돌렸다. 이고르 오게이(우즈베키스탄), 티모시 콜레토(미국)와 호흡을 맞췄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2005년부터 쌍둥이 여동생 대니얼과 함께 아이스댄스 선수로 활동했던 겜린도 대니얼이 은퇴한 뒤 새 파트너를 찾던 중이었다. 두 선수 모두 이고르 시필반트(러시아) 코치의 지도를 받았던 터라 서로를 잘 아는 사이였다. 겜린이 귀화를 결정하면서 올림픽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겜린은 "(북한)안보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가족들은 내 꿈을 알고 응원해줬다. 아쉽게도 동생은 올림픽 때 방문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아이스댄스에 출전하는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미국 출생인 겜린(왼쪽)과 민유라는 이제 한국 여권을 쓰는 한국인이 됐다. [사진제공=겜린 SNS]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아이스댄스에 출전하는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미국 출생인 겜린(왼쪽)과 민유라는 이제 한국 여권을 쓰는 한국인이 됐다. [사진제공=겜린 SNS]

두 사람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건 개량한복 유니폼을 입고 소향의 '홀로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엔 빅뱅의 ‘뱅뱅뱅’과 투애니원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섞은 K팝을 사용했지만 더욱 한국적인 음악을 선택했다. 민유라는 "아리랑을 선택했을 때 외국 심판과 코치 중에선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음악을 알리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복에 대해서도 "경기용으로 개량한 것이라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아리랑을 반드시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이스댄스는 이틀에 걸쳐 열리는데 첫날 쇼트댄스에서 24개 팀 중 20위 안에 들어야 둘째날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한 프리댄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민유라는 "우리가 세계 톱클래스의 팀은 아니다. 실력으론 애매하다. 꼭 24개 팀 중 20위 안에 들어 아리랑에 맞춰 연기하겠다"고 했다. 겜린과 민유라는 이달 22일 대만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에 출전한 뒤 올림픽 준비에 들어간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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