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사퇴 문제 결과 지켜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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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문 사흘째인 9일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대표는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에 대해 "국민의 지탄을 받을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쿄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두 번도 아니고 이런 일이 반복돼서 국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는가"라며 "이 총리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의 표명도 한 만큼 대통령의 순방 후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일본 기자클럽에서 '21세기 한.일관계'를 주제로 연설한 뒤 일본 언론의 질문을 받았다.

-한.미.일 관계에 대한 입장은.

"동맹과 우방은 더 깊은 관계로 유지, 발전시킨다는 게 내 생각이다. 신뢰에 문제가 생긴 (한.미)동맹, (한.일)우방관계를 복원하려는 나의 방법은 노무현 대통령의 방법과 분명히 다르다. 감정으로 대응했다가 대화가 끊어지면 두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독도 문제를 대화로 풀 묘책 있나.

"독도는 한국 영토다. 한국 영토를 인정하면 해결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어떻게 보나.

"내 개인적으론 (북한 때문에) 어머니를 잃었다. 가슴에 묻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미래를 위해 2002년 김 위원장을 만났다. 만나 보니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하면 남북 간 평화정착은 반드시 이뤄질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김 위원장은 박정희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했나.

"한국의 경제성장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또 아버지가 취한 조치에 대해 비판이 있지만 이해하고 지지한다는 얘기도 했다."

-남북 분단의 고착화에 대한 견해는.

"남북 통일을 얘기할 때 정치적.영토적 통일을 하자고 덤빌 게 아니다. 남북 간 대화와 교류는 ▶확실한 안보의 바탕 위에서 ▶원칙에 따른 제도 속에서 ▶주변국과의 신뢰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군사적 위협이 사라지고 국민이 자유롭게 왕래한다면 그 자체가 경제공동체로서 작은 통일이 된다. 이것은 이뤄질 수 있다."

-차기 대선에 출마하나.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현재는 당 대표인 만큼 출마 관련 발언은 삼가는 게 좋겠다."

-유교 사상이 강한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가능하다고 보나.

"한국 정치는 아직 남성 중심이지만 국민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남성이냐 여성이냐가 아니라 나라를 얼마나 잘 운영하는지 여부가 선택기준이 될 것이다. 내가 힘든 것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편견이라기보다 개혁이 안 되는 정치문화다."

도쿄=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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