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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멜라니아 좋아졌다" 그 뒤엔 계산된 '인스타 전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스타 스타’ 된 멜라니아, 인기는 높아졌지만…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장식 공개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을 안아주고 있다. [AP=연합뉴스]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장식 공개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을 안아주고 있다. [AP=연합뉴스]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인기가 크게 올랐지만 그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최근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발표에 따르면 멜라니아에 대한 호감도는 54%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였던 지난해 초보다 17%p나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직전 퍼스트레이디였던 미셸 오바마가 누렸던 인기에 비하면 낮은 것이지만, 상승 폭이 무척 크다.

멜라니아는 같은 조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10인’에도 톱스타 비욘세,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보다 더 높은 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1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힐러리 클린턴의 아성을 무너뜨릴 순 없었지만, 멜라니아로선 나쁘지 않은 결과다.

보여주지만 말하지 않는 전략

멜라니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이들과 함께하거나 병원 등을 방문한 사진을 자주 올린다. [사진=멜라니아 인스타그램]

멜라니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이들과 함께하거나 병원 등을 방문한 사진을 자주 올린다. [사진=멜라니아 인스타그램]
멜라니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이들과 함께하거나 병원 등을 방문한 사진을 자주 올린다. [사진=멜라니아 인스타그램]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대중의 관심은 멜라니아에 집중됐다. 전직 모델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아들 배런의 교육을 이유로 뉴욕에 머물며 거의 반 년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워싱턴에선 퍼스트레이디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러던 그가 대중 앞에 본격적으로 나선 건 여름 이후다. 멜라니아는 여러 백악관 행사에 열심히 얼굴을 내밀었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떨어졌지만, ‘완벽하게 세팅된’ 퍼스트레이디에 대중은 호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멜라니아는 공개적인 발언은 극도로 삼갔다. 언행으로 늘 구설에 오르는 남편과 대조되는 면이었다. 타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워낙 낮아 상대적으로 영부인이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며 “사람들은 말수가 적은 여성에게 쉽게 호감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철저히 계산된 이미지의 ‘인스타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사진=멜라니아 인스타그램]

멜라니아 트럼프 [사진=멜라니아 인스타그램]

철저히 계산된 이미지로 승부하는 멜라니아가 이를 위해 활용하는 것은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대통령 취임식 사진에서 시작해 온통 ‘행사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완벽한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옷차림이 특징이다. “재클린 케네디나 오드리 헵번처럼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스타일리스트 필립 블로치)는 평가가 나온다.

소셜 미디어를 연구하는 메릴랜드대 부교수 제니퍼 골벡은 “멜라니아는 카메라 앞에서 편안한 모델 출신이지만, 그의 소셜미디어는 지나치게 통제돼 있다”고 분석했다. ‘보여주기’에 승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글로브 또한 “이 전직 모델은 카메라가 항상 자신을 비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가 자신의 이미지를 철저히 계산해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벡 교수는 “과묵한 이 퍼스트레이디는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서 그의 남편과 완전히 다르다”며 “트럼프가 ‘트위터 대통령’이라면 멜라니아는 ‘인스타그램 영부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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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중요한 일에는 침묵한다는 비판

이 때문에 비판도 쏟아진다.
미국 영부인이란 자리에서 자국은 물론 전 세계에 보다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멜라니아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 어떤 발언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멜라니아가 백악관 행사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 [사진=멜라니아 인스타그램]

멜라니아가 백악관 행사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 [사진=멜라니아 인스타그램]

워싱턴포스트(WP)는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에 텃밭을 가꾸며 소아 비만을 퇴치하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멜라니아는 비슷한 행사에서도 사진만 찍을 뿐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다”며 “구호센터에서도, 보육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비판했다.

마약 근절 캠페인을 추진해 레이건 대통령보다 훨씬 더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낸시 레이건 등 전임 퍼스트레이디들이 사회적 이슈에 과감히 목소리를 내온 것과는 너무나 다른 행보라는 것이다.
WP는 또 “그가 유일하게 길게 말했던 지난 9월 유엔 연설에서도 7분간 피상적인 이야기만 했을 뿐”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타임지 또한 “영부인은 5개 국어에 능통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쓸었던 미투(Me Too) 운동에 참여하지도, 지지하지도 않았다”며 “성 추문 논란을 일으킨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 후보) 로이 무어에 대해 어떤 언급도 없었던 것은 물론”이라고 꼬집었다. 그가 진정한 국민적 지지를 얻으려면 보다 영향력 있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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