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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차 12종 물량공세 … 부활 페달 밟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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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정몽구 회장

정몽구 회장

정몽구(80)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신년사에서 “(2007년 이후 연평균 6~7대꼴이던 신차 대수를) 올해 12종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그룹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아차는 세단 신차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 또 현대차와 BMW가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면서 이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정몽구 회장 ‘새해 로드맵’ 발표 #예년에 비해 규모 2배 이상 늘려 #4세대 싼타페 연내 미국 판매 #글로벌 실적 반등 열쇠로 주목 #기아차는 준중형 K3, 대형 K9 준비 #BMW·푸조 등과 치열한 경쟁 예고

정 회장이 가장 먼저 언급한 차종은 중형 SUV 싼타페다. 그는 이날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신형 싼타페 및 대형 SUV 출시 등 글로벌 각 지역에서 SUV 라인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2월 국내에서 4세대 싼타페를 출시한다. 지난해 글로벌 SUV 시장 공략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는 현대차 입장에서 싼타페는 판매 부진을 극복할 ‘열쇠’다. 싼타페는 연내 미국 시장에 내놓은 후 연말이나 내년 초 중국에서도 판매한다.

임은영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최근 5년 동안 글로벌 중형 SUV 시장이 86%(650만 대 →1220만 대) 증가할 때, 싼타페는 오히려 판매량이 24만4000대에서 24만2000대로 줄어들었다”며 “현대차 미국 판매량의 19%를 차지하는 신형 싼타페가 성공해야 현대차 글로벌 실적도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가장 먼저 싼타페를 언급한 배경이다.

6년 만에 등장하는 4세대 싼타페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GM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생산한 에퀴녹스를 수입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중형 SUV 시장에서 에퀴녹스는 연간 20만 대 이상(점유율 3.9%) 판매되며 싼타페(점유율 2.1%)를 압도했다. 단체협상에 따라 한국GM이 신차를 수입할 때 노조 협의가 필요하다. 한국GM은 “오는 2월 시작하는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에퀴녹스 수입판매 논의를 시작해 상반기 에퀴녹스 도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판매 재개를 서두르는 폴크스바겐도 SUV를 강화할 태세다. 판매 허가가 떨어지는 대로 티구안 완전 변경 모델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티구안은 국내 판매 중단 직전인 2014년(7061대), 2015년(9467대) 2년 연속 수입차 전체 베스트셀링카였다. BMW도 올해 하반기 중형 SUV인 X4와 X5를 연달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가 SUV 강화 전략을 추진하는 동안 기아차는 세단 시장에 공을 들인다. 준중형 세단 K3와 대형 세단 K9 신차를 준비했다.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은 2일 시무식을 주재하면서 “올해 기아차 첫 신차인 K3를 글로벌 히트 차종으로 육성하고, K9 신차를 선보여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겠다”고 말했다. BMW가 뉴 미니JCW, 푸조가 308(부분 변경)을 각각 상반기 출시해 K3를 견제할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또 이날 “미래 핵심기술 투자를 확대해 친환경차 대중화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2개 차종(아이오닉EV·쏘울EV)인 전기차를 2025년까지 14개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EV(7164대·지난해 1~11월 기준) 한 개 차종이 내수 전기차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현대차 코나EV와 기아차 니로EV가 가세한다. 글로벌 베스트셀링 전기차인 GM 볼트EV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한국GM은 올해 볼트EV를 최소 5000대 이상 수입할 계획이다.

BMW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늦어도 3월까지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80~300㎞인 2세대 전기차 모델 2종(뉴i3·뉴i3s)을 국내에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또 다른 전기차인 2019년식 BMW i8과 신형 i8 스파이더를 출시한다.

◆완성차 지난해 판매 실적 발표=국내 5개 완성차 제조사가 2일 발표한 지난해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5개사 내수 누적판매량은 155만80대로 2016년 대비 2.4% 감소했다.

현대차(68만8939대)가 내수 점유율 40%를 넘어섰고(40.3%), 쌍용차(8.0%)는 르노삼성차(7.5%) 보다 많이 팔았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차 대형 세단 그랜저(13만2080대)였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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