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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사면…"내 아들은 가해자 없는 죽음 당했다"

중앙일보

입력

용산참사 진압도중 사망한 김남훈 경사의 아버지 김권찬씨가 남일당 건물이 내려다 보이는 길 건너 건물에 선 모습. 2010년 촬영. 박종근 기자

용산참사 진압도중 사망한 김남훈 경사의 아버지 김권찬씨가 남일당 건물이 내려다 보이는 길 건너 건물에 선 모습. 2010년 촬영. 박종근 기자

2009년 서울 ‘용산 참사’에서 경찰인 막내아들(김남훈 경사)을 잃은 김권찬(69)씨는 정부의 특별사면에서 형사 처벌을 받은 철거민 25명이 포함된 데 대해 “이번 사면으로 내 아들은 가해자 없는 죽음을 당한 꼴이 됐다”며 “대한민국은 아무래도 법치 국가는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당시 경찰특공대 소속이었던 고(故) 김 경사는 철거민 진압을 위해 투입됐다가 숨졌다.

그의 아버지 김씨는 “이미 감옥에서 나온 사람들에 대해 전과까지 없애주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며 “경찰에게 벽돌과 화염병을 던져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에게 어떻게 완전한 면죄부를 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불법시위에 이렇게 관대하면 또 다른 사건에서 내 아들 같은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또 “죄를 저지르고 손쉽게 사면되면, 앞으로 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아직 이번 소식을 못 들은 아내가 병상에서 사면 이야기를 듣게 될 걸 생각하면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괴롭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씨는 “‘용산 참사 진상규명회’가 ‘용산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논편을 냈는데, 왜 내 아들의 죽음은 그 진실에서 빠져 있는 거냐”고 덧붙였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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