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대기업 되기 꺼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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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경기도 시화공단에 입주한 골판지 제조업체 T사는 외형이 커져 지난 2000년에 대기업에 편입된 걸 후회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각종 제도적 지원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 데다 대기업이라고 요즘엔 공장 증설 규제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을 막 벗어산 대기업 '초년생'들도 적당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8일 낸'중소기업의 대기업 성장 촉진을 위한 정책 과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종업원 200명 이상 기업 비중은 1.1%로 영국(4.1%).미국(2.1%).일본(1.9%)을 크게 밑돌았다. 1994년 현재 5만6000여 중소 제조업체 가운데 10년 뒤인 2003년 종업원 300인 이상 대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는 75개사로 0.13%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경영환경이 어려운 점 이외에 성장 여력이 충분한 중소기업도 각종 제도적 혜택을 잃기 싫어 회사를 쪼개는 등의 방법으로 중기로 남아 있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소업체에는 법인세 특별감면이나 정책자금 지원 같은 혜택이 많다.

상의가 종업원 300~1000명 제조업체 663개 중'중소기업 유예기간'(3년)에 걸려 있는 56개를 조사한 결과 58.9%(33개)가 중소기업 복귀를 희망했다. 17.9%(10개)는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려고 분사를 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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