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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없어져도 단 1번 통화…'준희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친부에게 물었더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준희양의 시신을 유기한 친부 고모씨(36)가 30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전주지방법원으로 이송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고준희양의 시신을 유기한 친부 고모씨(36)가 30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전주지방법원으로 이송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많은 이들이 살아있어 달라는 간절한 바람과 달리 고준희(5)양이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친부 고모(36)씨는 28일 오후 8시쯤 "준희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군산의 한 야산에 묻었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영장실질심사 출석 
친부는 '묵묵부답'·내연녀 모친 "미안합니다"

친딸인 고준희양의 시신을 지난 4월 군산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고모씨가 29일 오전 전주 덕진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친딸인 고준희양의 시신을 지난 4월 군산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고모씨가 29일 오전 전주 덕진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고씨와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1)씨는 '아이를 유기한 이유'에 대해선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었다.

고준희양 친부 내연녀의 어머니인 김모씨(61)가 30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서 전주지방법원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고준희양 친부 내연녀의 어머니인 김모씨(61)가 30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서 전주지방법원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30일 오후 전주지법에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이들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모두 지난 28일 오후 긴급체포된 후 덕진경찰서로 이송될 때와 동일하게 겨울용 점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이 자리에서는 '왜 아이를 유기했느냐' '준희가 죽은 이유가 정확하게 무엇이냐' '아이에게 미안하지는 않나'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고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으며, 김씨만이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딸 없어졌는데 부모는 단 1번 통화 
시신 옆에 있던 인형

실종된 고준희(5)양을 찾는 전단. 김준희 기자

실종된 고준희(5)양을 찾는 전단. 김준희 기자

고씨와김씨, 내연녀 이모(35)씨는 준희양 실종 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실종 이후 이 세 사람은 통화를 딱 한 차례 했다고 한다. 박지훈 변호사는 27일 YTN에 출연해 "애가 사라졌다고 하면 부모라면 통화를 100번도 더 할 것 같은데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며 "경찰이 적극적으로 이에 의심하고 조사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사건을 담당한 전주 덕진경찰서의 브리핑에 따르면 시신 발견 당시 준희양은 보자기로 싸여 있던 상태였다. 그 옆에는 평상시 가지고 놀던 인형이 있었다. 김영근 덕진경찰서 수사과장은 "구덩이 30㎝를 팠기 때문에 유기라기보다는 매장으로 보면 되겠다"고 말했다.

친부 "준희양 숨질때 내연녀 함께 있었다"
내연녀 긴급체포

29일 전북 군산시 한 야산에서 경찰들이 고준희양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고씨가 "숨진 준희 양을 군산 야산에 유기했다"는 자백을 받아내 밤샘 수색을 벌였다. [뉴스1]

29일 전북 군산시 한 야산에서 경찰들이 고준희양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고씨가 "숨진 준희 양을 군산 야산에 유기했다"는 자백을 받아내 밤샘 수색을 벌였다. [뉴스1]

고씨와 김씨는 지난 4월 27일 오전 2시께 군산시 내초동의 한 야산에 깊이 30㎝가량 구덩이를 파고 숨진 준희양을 수건에 싼 채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씨 차량에 준희양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집에서 50여분 거리 떨어진 군산의 한 야산에 도착한 뒤 1시간 30여분간에 걸쳐 준희양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준희양 사망 시점이 4월 26일 오전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내연녀 이씨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30일 긴급체포했다. 유기 장소에 동행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준희양이 숨질 당시 이씨가 현장에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준희가 숨을 거뒀을 때 이씨도 함께 있었다"고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내연녀 이씨도 시신을 유기를 공모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시신 유기 혐의를 적용했다"며 "아직은 이씨가 범행 사실에 대해 부인을 하고 있는 데다 진술이 번복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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