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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UAE 가기 전 최태원 SK회장 독대 … 수조원대 현지 사업 해결 요청 받은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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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태원

최태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9~12일 아랍에미리트(UAE) 특사로 파견되기 직전 최태원(사진) SK 회장과 독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임 실장 특사 파견 목적 #최 회장 부탁 해결만은 아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임 실장에게 UAE 현지 사업에 문제가 생겼으며 이를 해결해 달라는 당부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임 실장이 UAE에 특사로 가기 전 최 회장과 청와대 외부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라며 “최 회장은 SK가 UAE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된 언급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 회장이 임 실장에게 UAE 사업 관련 언급을 했지만 임 실장이 특사로 파견된 것이 최 회장의 부탁을 해결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실장의 특사 파견 목적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SK의 한 계열사는 수조원 규모의 정유시설 건설 계약이 백지화될 위기까지 처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임 실장은 UAE에서 사실상의 권력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와 칼둔 행정청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친서의 내용은 물론 임 실장의 방문 목적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일부 언론이 “최 회장이 문 대통령을 독대하고 SK의 UAE 사업과 관련한 ‘구조 요청’을 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문 대통령 취임 후 기업 총수와 독대한 적이 없다”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와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임 실장이 최 회장 등 특정 기업 총수를 독대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대통령비서실장이 기업 총수를 만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전 정부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비서실장이 기업의 애로 사항을 듣는 것은 경제계와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부자연스러울 게 없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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