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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소속 직원돼 기뻐요”… 행안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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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에서 조경관리원으로 일하는 김응조(44)씨는 “소속된 용역업체가 입찰을 통해 일을 받아야만 고용이 승계되면서 불안감이 적지 않았다”며 “1년 단위로 작성하던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정부부처 소속 직원이 된다는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정부청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출범식에서 김부겸(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규직 전환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행정안전부 본부 및 소속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3,076명이 연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사진 행정안전부]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정부청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출범식에서 김부겸(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규직 전환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행정안전부 본부 및 소속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3,076명이 연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사진 행정안전부]

김씨는 용역업체 소속으로 지난 2013년 11월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동료 20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따로 떨어져 사는 가족도 조만간 세종으로 부를 생각이다. 정년까지 세종청사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행안부, 정부청사 경비·청소용역 등 비정규직 3076명 정규직 전환 #내년 1월 1694명을 시작으로 단계적… 정년 보장되는 무기계약직

김씨는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소속도 ‘청사관리본부’로 바뀌게 된다”며 “1년 1월에 받을 첫 급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씨 같은 행안부 소속 비정규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행정안전부는 27일 정부청사관리본부를 포함해 본부 및 소속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3076명이 연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먼저 행정실무원·기록실무원연구원 등 기간제 근로자 191명은 내년 1월부터 무기계약직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청소·시설관리·통신 등 용역근로자 2885명은 용역업체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내년 1월에 1503명이, 나머지 1382명은 2019년 이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고용 주체는 행정안전부다.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고 공무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은 용어의 차이일 뿐 4대 보험 적용 등 실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2435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정부청사관리본부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부겸 장관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청사 정규직 출범식을 했다.

지난 5월 12일 오전 문재인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 4층 CIP 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5월 12일 오전 문재인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 4층 CIP 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청사관리본부에는 세종·서울·대전 등 10개 청사가 있다. 청소·시설관리 등 7개 분야에서 2435명이 일한다. 중앙부처 전체 비정규직 1만6079명의 약 15%다. 정부 내 단일 기관으로는 가장 많다.

정규직 전환은 정부청사와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2018년 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1327명을 우선 전환하고, 나머지는 2019년~2021년 단계적으로 바뀐다. 전환방식과 관련해 청소·시설관리·통신·승강기·조경·안내 등 6개 분야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정년은 신규 채용자는 60세로 하되 현직에 있는 경우 60세가 넘는 고령자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 65세로 한다. 임금체계는 호봉제가 아니라 직무의 유형·난이도 등을 따른 직무급제를 도입한다. 호봉제는 통상 20~30호봉 구간을 가지지만 직무급제는 1(난이도 낮음) ~6단계로 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상생연대실천 노사와의 만남 행사에서 "함께하면 더 멀리 갑니다"라고 쓴 톱니바퀴 모양의 손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상생연대실천 노사와의 만남 행사에서 "함께하면 더 멀리 갑니다"라고 쓴 톱니바퀴 모양의 손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특수경비원은 전환시험을 통해 청원경찰로 전환되며 정년은 청원경찰법에 따라 60세다. 행안부 측은 “특수경비원을 청원경찰로 전환하는 것은 특수경비원의 고용안정과 처우를 개선하는 한편 국가 중요시설인 정부 청사의 방호를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지난 5월 ‘정부청사 정규직 전환 전담팀’ 구성해 정규직 전환 추진해 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정규직 전환은 그간 업체가 바뀔 때마다 반복되던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일부 처우를 개선한 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근로자 여러분들은 이제 행안부의 가족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세종=신진호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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