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제천 참사를 ‘이니 특별전’ 홈쇼핑으로 소개한 KTV…미쳐도 단단히 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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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방송된 KTV의 정책 홍보 방송 '정책홈쇼핑K'에 대해 바른정당이 "애도와 추도의 분위기 대신 '이니' 띄우기에 혈안"이라며 비판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26일 방송된 KTV의 정책 홍보 방송 '정책홈쇼핑K'에 대해 바른정당이 "애도와 추도의 분위기 대신 '이니' 띄우기에 혈안"이라며 비판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바른정당이 26일 제천 참사를 홈쇼핑 방송 형식으로 보도한 한국정책방송원(KTV) 국민방송을 비판했다.

권성주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KTV 국민방송에서 제천 참사 희생자의 죽음을 ‘이니 특별전’이라는 ‘정책 홈쇼핑’ 형태로 소개했다”며 “애도와 추도의 분위기 대신 ‘이니’ 띄우기에 혈안이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지지율에 취하고 ‘쇼(show)통’에 중독되다 보니 청와대가 이제 국민의 희생마저 쇼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유가족 입장에서 내 가족의 죽음을 ‘특별전’ 홈쇼핑 형태로 다룬다면 이성을 잃을 듯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을 모독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정신 나간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KTV의 정책 홍보 프로그램 '정책홈쇼핑K' 방송 장면. [사진 KTV]

지난 22일 방송된 KTV의 정책 홍보 프로그램 '정책홈쇼핑K' 방송 장면. [사진 KTV]

KTV 국민방송의 ‘정책홈쇼핑K’는 매주 월-금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방송되는 정책 홍보 프로그램이다. 생방송 홈쇼핑 형식으로 정부 정책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것이 KTV의 기획의도다. 세부 코너로는 논란이 된 ‘이니 특별전’ 외에도 ‘기획전K’, ‘LTE 현장’ 등이 있다. ‘이니 특별전’은 문 대통령의 일정을 소개하는 고정 코너다. 프로그램 형식에 맞춰 좌측 상단에는 ‘이니 특별전’ 제목이 놓이고, 그 아래 일정에 대한 설명 등이 홈쇼핑과 유사한 형태의 자막으로 삽입된다.

이 코너에선 노사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일정 등 통상적인 문 대통령의 일정들이 다뤄져 왔다. 논란이 된 26일 방송분은 문 대통령이 제천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만난 일정을 소개한 내용이다.

논란이 된 '정책홈쇼핑K' 26일 방송분. 현재 KTV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다시보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사진 유튜브 캡처]

논란이 된 '정책홈쇼핑K' 26일 방송분. 현재 KTV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다시보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사진 유튜브 캡처]

방송에 나온 홈쇼핑 형식의 자막 내용은 ‘제천 화재 눈물의 영결식’, ‘21일 오후 충북 제천 복합 건물서 화재 발생’, ‘靑 국가위기관리센터 가동 中’, ‘화재 발생 약 22시간만, 문 대통령 화재 현장 방문’, ‘문 대통령, 제천 합동분향소에 조화’, ‘“유가족 욕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 ‘유가족 “화재사고 원인 철저한 조사 해달라”’, ‘한(恨) 남지 않게 사고 조사 철저 지시’ 등이다.

논란이 된 '정책홈쇼핑K' 26일 방송분. 현재 KTV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다시보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사진 유튜브 캡처]

논란이 된 '정책홈쇼핑K' 26일 방송분. 현재 KTV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다시보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사진 유튜브 캡처]

현재 이날 방송분은 KTV 홈페이지 또는 KTV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생방송을 시청한 이들이 해당 장면을 녹화해 공유하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KTV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같은 논란에 대한 아쉬운 의견이 올라와 있다. [사진 KTV 홈페이지]

KTV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같은 논란에 대한 아쉬운 의견이 올라와 있다. [사진 KTV 홈페이지]

이같은 방송에 KTV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홈쇼핑 콘셉트로 제천 사고를 언급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눈물을 흘리고 있을 제천 참사 유가족들에 대한 존중과 예의로써 적절치 않다고 생각된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효율적인 정책 홍보를 위해 홈쇼핑 형식을 취할 수는 있지만 제천 참사를 이러한 형식으로 다루는 것은 불편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정책홈쇼핑K' 26일 방송분. 현재 KTV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다시보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사진 유튜브 캡처]

논란이 된 '정책홈쇼핑K' 26일 방송분. 현재 KTV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다시보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사진 유튜브 캡처]

한편, 26일 방송분에선 정부의 재난배상책임보험 홍보도 진행됐다. 흡사 홈쇼핑의 보험상품 판매 방송과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된 이 코너에선 ‘보험 가입자와 시설 이용자의 든든한 버팀목’, ‘세월호 사고, 제천 화재사고, 각종 재난 사고 완벽대비’, ‘재난배상책임보험, 지금 가입하세요’ 등의 자막이 방송됐다.

박상욱, 김은빈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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