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Q&A] 주식 일임매매로 큰 손해 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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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Q : 5억원을 증권사에 맡기고 담당 직원에게 4억원으로는 A주식을 매수해줄 것을 요청했고, 1억원에 대해서는 직원이 알아서 주식 매매를 하되 사고난 뒤 통보를, 팔 때는 사전에 협의하기로 했다. 이 직원은 4억원가량을 A주식을 사는 데 쓰고, B사와 C사 주식을 모두 약 1억원어치 구입했다. 하지만 직원은 예수금이 200만원인 상태에서 미수 거래로 Q제약주식 4만 주(약 3억원)를 사들인 뒤 본인에게 미수거래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Q제약에 호재가 있다며 추가 입금을 권유했다. 본인이 거절하자 이 직원은 Q제약주식 4만 주 전부와 1억원 상당의 A주식을 매도해 미수금을 갚았으며, 이 과정에서 5000만원의 손해를 입혔다. 배상받을 수 있는가.

A : 증권사 직원은 1억원에 대해 알아서 매매해 달라는 이른바 '일임매매'를 의뢰한 만큼 미수거래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수거래가 일임매매의 내용으로 인정되려면 미수거래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고 이에 고객이 명시적.묵시적 사전 동의 또는 사후 추인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신청인의 동의나 추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먼저 액수가 과하다. 실제 예수금이 200만원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일임매매 범위(1억원)의 세 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주식을 사들인 것에 대해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 당초 일임매매 계약을 할 때 미수거래 가능성이나 위험에 대한 일체의 설명도 없었다. 여기다 증권사 직원은 미수 거래에 대한 결제일이 다가오자 Q제약에 호재가 있다며 추가로 3억원을 입금시켜 달라고 요청했을 뿐 미수 발생 사실을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 따라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이 인정된다. 하지만 5000만원 전부에 대한 배상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임매매 자체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증권사 직원에게 매매 거래를 일임했기 때문에 고객에게도 과실이 있다. 따라서 손해금액 중 20%의 과실상계(서로 과실이 있을 경우 이를 제외하고 지급하는 것)를 적용해 4000만원만 배상받을 수 있다.

문의: 금융감독원 국번 없이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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