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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환자 중복검사 없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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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과 등 개별 진료과목에서 심장센터와 암센터 등 부위별 센터로'.

환자 위주의 의료 서비스가 강조되면서 국내 의료계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다. 센터를 이용하면 지금까지 진료과목을 따라 옮겨다니는 불편이 사라지고 의사들이 환자를 직접 찾아와 진료를 한다. 환자의 동선(動線)이 최소화되는 셈이다. 의료진은 중복진료가 사라지고, 환자는 중복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효과도 있다.

7월 초 분당서울대병원에 개설된 뇌신경센터. 심장센터나 암센터는 많지만 뇌신경센터가 국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뇌신경질환이 노인에게 흔하다는 점을 감안해 노인전문병원이란 분당서울대병원의 설립 취지를 살린 셈이다.

디스크 수술 등 척추질환의 대가로 알려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현집 교수가 모교 주임교수직을 그만 두고 이곳 센터장을 맡았다. 김교수 휘하 8개 진료과목(신경외과.신경과.이비인후과.재활의학과.안과.병리과.진단방사선과.외과)에서 15명의 교수가 7개의 클리닉을 운영하는 등 분야별 진료를 맡고 있다.

뇌와 신경에 관한 모든 질환들을 이곳에서 원스톱으로 한꺼번에 해결한다는 것. 교수들은 특화된 분야의 진료만 담당한다. 뇌종양 수술은 오창완 교수가, 뇌혈관 수술은 권오기 교수, 두통은 박성호 교수, 치매 등 기억장애는 김상윤 교수, 어지럼증은 김지수 교수, 내시경 척추수술은 정상기 교수가 맡았다.

분야는 다르지만 외래나 병실은 공동 운영한다. 예컨대 뇌졸중 환자가 오면 먼저 진단방사선과 김재형 교수가 CT 사진을 찍고 판독한다. 혈종이나 출혈 등 수술이 필요하면 신경외과에서 맡는다. 그러나 막힌 경우라면 신경과에서 혈전용해제를 주사해 뚫어준다. 치료 후 마비된 팔과 다리를 풀어주는 재활치료는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가 맡는다.

판단이 어려운 케이스는 진료회의를 소집해 결정한다. 진료회의에선 환자 입장에서 최선이 무엇인지 전문가들이 내놓은 논리의 대결을 통해 치료방향이 선정된다.

김현집 센터장은 "한 명의 환자를 위해 의사들이 회진을 함께 하고 약물처방이나 수술방법을 상의해 결정하는 등 협진이 이뤄지므로 기존 개별 진료과목 진료의 한계와 독단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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