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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참사 와중에... 수원 광교 공사장 불 1명 사망,14명 부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오후 2시 46분쯤 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의 오피스텔 공사장(SK뷰 레이크타워)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2시 46분쯤 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의 오피스텔 공사장(SK뷰 레이크타워)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9명의 목숨을 앗아가 제천 복합상가 건물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나흘만인 25일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의 한 오피스텔 공사현장에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용단작업 중 튄 불티가 가연성 자재에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용단은 산소절단기를 이용해 철근 구조물을 자르는 작업이다. 용접처럼 불꽃이 튄다.

수원 광교신도시 SK건설 오피스텔 #1명 숨지고 2명 화상, 12명 연기 마셔 #지하층 용단작업 중 발화한 것 추정 #장비 59대, 인력 138명 투입 #오후 5시23분쯤 진화, 수색 마쳐 #제천진압 실수 반복 안하려 강력대응 #공사장 용단작업 중 화재 빈발 #

이날 오후 2시 46분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내 SK뷰 레이크 뷰 타워 오피스텔 신축 공사현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불로 SK건설 협력업체(하청업체) H사 소속 근로자 이모(29)씨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진압 이후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이씨가 발견됐다.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신이 훼손됐다고 한다. 이씨는 동료를 구조하다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5일 오후 2시 46분쯤 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의 오피스텔 공사장(SK뷰 레이크타워)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민욱 기자

25일 오후 2시 46분쯤 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의 오피스텔 공사장(SK뷰 레이크타워)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민욱 기자

조모(46)씨 등 근로자 12명은 다행히 화재 현장을 빠져나왔다. 연기를 들이마셔 인근 성빈센트 등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 지장 없는 상태다. 구조·진압작전을 벌이던 수원소방서 소속 장모(56) 소방위와 김모(34) 소방교도 얼굴과 양손에 1∼2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 중이다. 당시 현장에서는 122명이 근무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화재는 지하 2층에서 용단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꽃이 주변 가연성 자재에 옮겨붙으면서 불길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초기 건물 주변으로 매캐하고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어느 자재에 옮겨 붙었는지,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불이 난 SK뷰 레이크 뷰 타워 오피스텔은 지상 41층~지하 5층 규모다. 현재 지상 14층, 지하 2층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25일 오후 2시 46분쯤 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의 오피스텔 공사장(SK뷰 레이크타워)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민욱 기자

25일 오후 2시 46분쯤 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광교신도시의 오피스텔 공사장(SK뷰 레이크타워)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민욱 기자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곧바로 대응 2단계를 발령, 9개 소방서에서 장비 57대와 인력 120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이에 초기 화재진압과 수색에 소방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불길이 워낙 거세 이날 오후 5시23분쯤에야 진화가 완료됐다. 진화과정 중 검은 연기가 주변을 뒤덮어 인근 아파트 주민 일부가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창문 전체를 시꺼먼 연기가 뒤덮어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 오피스텔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용단작업 중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정밀 조사를 해야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가 용단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과거 용단작업 중 일어난 화재로 인한 대형 참사의 경우 공사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인재(人災)로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

지난 2월 4일 경기도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주상복합빌딩(최고 66층·모두 4개 동) 3층 상가 화재가 대표적이다. 당시 4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상가 매장 철거공사 때 쓰인 산소절단기의 불꽃으로 불이 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안전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불을 끄면서 용단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2014년 5월 26일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역시 인재로 드러난 경우다. 용단의 반대개념인 용접작업 중 안전수칙(불티 흩어짐 방지 등)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불꽃이 튀어 불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지하 1층 방화 셔터는 시공업체가 공사 편의를 위해 제어선을 철거해 작동하지 않았다. 9명이 사망했다. 가연성 건축자재로 피해가 커진 경우도 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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