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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희생자 휴대전화 7대 수거…유족들“없다더니 갑자기 등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오후 늦게 제천 화재 참사 현장(좌)에서 희생자 휴대전화 7대가 수거됐다. (휴대전화 사진은 기사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김성태 기자

23일 오후 늦게 제천 화재 참사 현장(좌)에서 희생자 휴대전화 7대가 수거됐다. (휴대전화 사진은 기사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김성태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희생자들의 휴대전화 7대가 수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휴대전화가 다른 유류품 보다 늦게 회수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 수사본부는 "어제(23일) 진행한 현장 합동감식에서 휴대전화 7개와 가방 등 유류품 20여점을 회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늦게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7대를 '보관·조사하고 있다'고 유족측에 전했다.

앞서 같은날 오전 유족들은 소방·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에게 넘겨받은 유류품 중에 휴대전화만 빠져 있어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휴대전화에는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영상 사진 통화내역 등이 기록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 사고현장에서 22일 밤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 사고현장에서 22일 밤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경찰은 당시 유족들에게 "현재 조사를 위해 보관한 휴대전화는 단 한 대도 없다"고 밝혔었다.

그러면서 "부상당한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1대를 바로 돌려줬고, 넘겨받은 유류품은 유족이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직원에게 모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경찰은 갑자기 휴대전화 7대를 유족들에게 제시했다.

경찰은 합동감식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됐다고 설명했지만, 유족들은 보관하지 않다던 휴대전화가 어디서 갑자기 나왔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과수에선 증거자료로 필요하지 않는 한 유류품은 협의를 거쳐 경찰에 바로 인계했다고 했다. 고인의 신발, 옷, 지갑 등을 유족들이 바로 돌려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사고현장을 둘러본 유족들에 따르면 사상자가 집중된 2층 여자목욕탕에는 불길이 거의 미치지 않았다.

한 유족은 유류품으로 돌려받은 지갑과 옷가지들은 멀쩡한 상태로 돌려받았는데 함께 로커에 넣어 뒀던 휴대전화는 어디로 갔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따르면 고인은 발견 당시 탕에 있었다.

한편 회수된 휴대전화는 확인 작업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수습한 유품을 유족에게 인도하겠다고 경찰관계자는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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