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라라고 트위터 정치' 개시

중앙일보

입력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 전경. [마라라고 리조트 홈페이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 전경. [마라라고 리조트 홈페이지]

연말을 맞아 트럼프의 '마라라고 트위터 정치'가 시작됐다.
지난 22일 백악관에서 세제개편 법안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일 오후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로 이동했다. 아직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년 초까지 마라라고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마라라고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 소유 휴양 시설이다.

트럼프 소유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연말연시 휴가 돌입 #틸러슨 경질 여부, 북한 대책 등 '비선조직'들과 상의할 듯

트럼프는 "너무 오랜 논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 "난 마라라고에 일하러 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성탄절 기간 플로리다에서 일할 것이다. 알다시피 북한, 그리고 중동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 등 논의할 것이 많은 만큼 연휴기간 동안 매우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유류제재를 강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22일에도 트위터로 "유엔 안보리가 방금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15대 0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세계는 죽음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라고 메시지를 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휴기간 중 내년 1월 말에 있을 국정연설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경질 가능성이 있는 렉스 틸러스 국무장관의 거취 문제를 포함, 개각 및 백악관 비서진 개편 문제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마라라고 리조트의 화려한 내부. [마라라고 리조트 홈페이지]

마라라고 리조트의 화려한 내부. [마라라고 리조트 홈페이지]

특히 마라라고에선 '백악관의 군기반장'이라 불리는 존 켈리 비서실장의 통제가 약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트럼프와 이른바 비선 조직 간의 접촉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트럼프는 지난해 슈퍼볼 우승팀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 '마블 코믹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아이작 펄머터, 화장품회사 에스티로더의 창업주 아들 로널드 로더, 인터넷 매체 '뉴스맥스'의 크리스 루디 사장 등 각별한 친분을 맺고 있는 조력자들과 회동을 할 계획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의 파장을 막느라 부심해온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가 이번 연휴만이라도 조용하게 보내길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그가 마라라고에서도 그다지 자제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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