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문가 신중론…“유리창 깨면 산소 유입돼 더 강한 폭발 가능성도”

중앙일보

입력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통유리로 된 외벽이 2층 여성 사우나의 피해를 키웠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제기했다.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에서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등 요원들이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에서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등 요원들이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2층 희생자들이 안에서 1시간 이상 살아 있으면서도 출구를 찾지 못하거나 유리창을 깨지 못해 구조되지 못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현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도 “유리창만 깼더라도 다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란 유족들의 한탄이 쏟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재 상황에 따라 창문을 깨는 건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화재 직후에는 실내 창문을 깨서 유독가스를 빼는 게 바람직하지만, 오히려 산소가 유입돼 더 강력한 폭발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가 진행돼 ‘플래시오버’(불이 폭발적으로 붙는 상태) 이후 구조 골든타임이 지난 상황에서 창문을 깨면 산소가 부족해진 실내에 오히려 산소를 공급해 불을 키우게 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건물 외부의 불길과 열기, 유독가스가 거세 2층 통유리에 접근하기 어려웠다”며 “1층 주차장 옆에 있던 대형 액화석유가스(LPG)통이 폭발할 우려가 있어 주변 차량의 불부터 끄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