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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기업 미 항만 운영'반대 힐러리, 클린턴의 인수 조언 드러나 곤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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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힐러리는 지난달 중동국가인 아랍에미리트의 국영기업인 두바이 포트월드가 뉴욕 등 미국 내 주요 항만 운영권을 확보하자 "미국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며 앞장서서 반대 공세를 펼쳤다. 11월 중간선거와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안보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공세였다. 여론도 그의 편이었다.

하지만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이 두바이 지도자들에게 "운영권 인수를 45일간 미루는 게 좋겠다"고 조언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되레 궁지에 빠졌다. 공공연히 두바이를 돕고 있는 남편을 두고 아내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게 영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남편이 두바이 포트월드 관계자들과 접촉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2일 해명했지만 미국민의 비판적 시선은 좀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남편과의 엇박자 탓에 괜찮은 정치적 호재 하나를 놓칠 판이다.

힐러리는 남편과 '애증'의 관계를 반복해 왔다. 남편이 백악관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와 눈이 맞아 결혼생활이 파경 직전까지 갔을 때도 대중 앞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본인의 정치적 야망이 있기 때문이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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