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 “북과 허심탄회하고 조건없이 대화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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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1일 “북측과 대화를 하게 된다면 북한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조건 없이 논의할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상황도 녹록지 않겠지만 남북관계 복원과 북핵문제 해결 더 적극적으로 할 것" #"평창 겨울 올림픽은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 북측 현명한 판단 기다려" #"민간교류 재개, 활성화 위해 더 적극적 입장으로 할 것" #북한 유일한 올림픽 출전권은 일본에 넘어가, 하지만 북한 뜻만 있다면 참가 가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조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남북관계 복원과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 기본 원칙에 대해 바탕을 마련하고 정리한 시기였다. (내년에는 북한과) 상호존중의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보고서 등을 고려하면 상황을 전망하기 어렵고, 내년 상황도 녹록치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그런 가운데서도 기회를 포착하고 활용해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복원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그러나 구체적인 추진 방안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7월 북측에 제의한 군사 당국·적십자회담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북측이 다른 회담을 제의해올 때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 필요하다면 다른 추가적 회담을 제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국 간 대화도 빨리 재개되도록 조건 같은 것을 두지 않고 노력해 나가겠지만, 민간교류는 좀 더 적극적 입장에서 재개되고 활성화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특히 내년 2월 9일 개막하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에 북측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북측이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주장하고자 하는 이미지 메이킹을 해나가는데 (평창 참가가) 기본적으로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북한이 나름대로 분위기를 바꿔보자 하는 신호를 보이는 것이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모멘텀을 모색해 나가는 데도 북한에 불리하지만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평창 올림픽은 남북관계 복원과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작은 계기이자 기회이고, 그런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나가는 게 필요한 때”라며 “그런 차원에서 정부는 한미 연합 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미국 측에 제안했고, 미 측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년 2월 말부터 진행하는 한·미 연합훈련에 북한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만큼 북한의 올림픽 불참 명분을 없애는 차원에서 한·미 군사협의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훈련 연기 문제를 공식 제안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북한은 22일까지도 평창 겨울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올림픽 예선전 성격의 국제대회에서 피겨 스케이팅 페어 부문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지만 이후 선수 등록을 하지 않아 출전권이 다음 순위인 일본에 넘어간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당국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의지가 있을 경우 어떤 식으로든 참석토록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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