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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29명 중 20명이 여자 목욕탕서” 희생자 80%가 여성

중앙일보

입력

21일 오후 난 불로 사망자를 낸 제천 복합건물을 시민들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난 불로 사망자를 낸 제천 복합건물을 시민들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29명이 목숨을 잃고 29명이 부상했다. 2층 여자 목욕탕에서 가장 많은 20명의 시신이 나왔다. 또 6∼7층 헬스장에서 9명의 시신이 확인됐다. 사망자는 여성 24명, 남성 3명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2명은 성별이 확인되지 않았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서 스포츠센터 화재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서 스포츠센터 화재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화재로 목욕을 갔던 할머니 김모(80)씨와 딸 민모(49)씨, 손녀 김모(19)양이 순식간에 불귀의 객이 됐다. 민씨는 지난달 대입 수능을 마친 김양을 데리고 어머니가 있는 친정 제천을 찾았다.

제천 노블휘트니스앤스파 관련사진 [중앙포토]

제천 노블휘트니스앤스파 관련사진 [중앙포토]

 목욕탕에서는 출입문이 사실상 고장이 난 상태여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손스포리움에 장기 근무한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희생자가 집중된 2층 목욕탕의 버튼식 자동문은 손톱만한 크기의 붉은 색을 정확하게 누르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았다”며 “화재가 나 연기가 가득한 상황에서 이 출입문을 열지 못해 내부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탕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화재가 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밀려든 연기에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서 유가족 등이 스포츠센터 화재로 발생한 사상자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서 유가족 등이 스포츠센터 화재로 발생한 사상자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목욕탕 안이 통유리 구조라 유독가스가 빠르게 번지면 탈출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목격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온 2층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사람이 빠져나오기 힘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또 옷을 챙기느라 대피가 늦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 제천 화재사고 유족대기실이 마련되어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 제천 화재사고 유족대기실이 마련되어 있다. [연합뉴스]

 다른 생존자는 지난 21일 YTN과 인터뷰에서 “3층이 남성 사우나고 2층은 여성 사우나라서 바로 3층으로 갔고 거기에서 안내를 받아서 1층으로 비상구를 통해서 바로 내려왔다. 남성분들끼리만 내려온 걸 보고 여성분들은 내려온 걸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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