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29명이 목숨을 잃고 29명이 부상했다. 2층 여자 목욕탕에서 가장 많은 20명의 시신이 나왔다. 또 6∼7층 헬스장에서 9명의 시신이 확인됐다. 사망자는 여성 24명, 남성 3명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2명은 성별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화재로 목욕을 갔던 할머니 김모(80)씨와 딸 민모(49)씨, 손녀 김모(19)양이 순식간에 불귀의 객이 됐다. 민씨는 지난달 대입 수능을 마친 김양을 데리고 어머니가 있는 친정 제천을 찾았다.
목욕탕에서는 출입문이 사실상 고장이 난 상태여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손스포리움에 장기 근무한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희생자가 집중된 2층 목욕탕의 버튼식 자동문은 손톱만한 크기의 붉은 색을 정확하게 누르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았다”며 “화재가 나 연기가 가득한 상황에서 이 출입문을 열지 못해 내부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탕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화재가 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밀려든 연기에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목욕탕 안이 통유리 구조라 유독가스가 빠르게 번지면 탈출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목격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온 2층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사람이 빠져나오기 힘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또 옷을 챙기느라 대피가 늦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생존자는 지난 21일 YTN과 인터뷰에서 “3층이 남성 사우나고 2층은 여성 사우나라서 바로 3층으로 갔고 거기에서 안내를 받아서 1층으로 비상구를 통해서 바로 내려왔다. 남성분들끼리만 내려온 걸 보고 여성분들은 내려온 걸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