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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죽어도 못 보내'...이별범죄 공포에 ‘안전이별’ 관심

중앙일보

입력

[일러스트=중앙DB]

[일러스트=중앙DB]

 최근 커뮤니티에서 ‘안전이별’이 화두에 올랐습니다. 안전이별이란 스토킹·감금·구타·협박 같은 폭력 없이 자신의 안위와 자존감을 지킨 채로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는 것을 뜻하지요. 연인을 상대로 한 ‘데이트 폭력’ 사건이 계속되면서 이 같은 우려 또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안전이별 하고 싶습니다’, ‘안전이별 도와주세요’와 같은 제목의 게시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지요. ‘좋은 이별이 세상에 없다지만, 안전한 이별은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애인 간의 폭력으로 검거된 사람은 약 2만 명이며 그 중 살인 및 살인미수 건수는 31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2017년 데이트 폭력 피해 유형을 보면 폭행·상해가 7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사안의 심각성이 크지요.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피해자 수는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네티즌들은 만남뿐만이 아닌 헤어짐에도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세상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지요. ‘e글중심(衆心)’이 다양한 커뮤니티 여론을 살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댓글 공격부터 문자 폭탄까지…‘문빠’의 게릴라전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블로그

"제목 그대로 안전이별을 하고 싶습니다. 하루빨리 이별하고 싶어요. 처음엔 정말 좋았어요. 저를 공주님 대접하듯이 해주었고 저를 너무 사랑해줘서 저도 푹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이상하게 느껴진 일이 있었고 그 뒤로는 저에게 집착한다고 느껴져서 무섭기까지 합니다. (중략) 전 퇴근 후에 집에 가거나 아니면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해야됩니다. 남자친구가 늦게까지 일하는 날은 집으로 가고 정시 퇴근을 하면 무조건 데이틉니다. 친구도 못 만나요. 연애 초기에 데려다준다고 해서 집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무서워요. 제가 일부러 전화 안 받으면 저희 집 가게 하는데요. 거기서 저희 부모님과 하하 호호 웃으면서 가게 돕고 있습니다... 당연히 저희 부모님은 싹싹하고 집안도 괜찮다고 하니까 엄청 좋아하시고요. 저만 혼나요. 전화 안 받고 해서 남자친구 걱정시킨다고... 요즘은 결혼 이야기를 꺼내요. 전 모은 돈이 없다고 지금 결혼 생각 없다고 하면 몸만 오라고 해요. 자기랑 가볍게 사귄 거냐고.. 어차피 결혼할 거면 돈 걱정하지 말고 결혼해서 일 그만두고 집에서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달래듯이 말하는데 그래도 아직은 아닌 거 같다고 하니까 헤어질 생각이냐고 눈빛이 변하더라고요. 너무 무섭고..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만 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절 때리거나 욕하거나 한 적은 없지만 그런 거 있잖아요. 헤어지자고 하면 날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이런 느낌 드는 거에요... 저희 집도 알고 부모님 가게도 알고 제 회사와 친구들..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니까 무서워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이별을 할 수 있을까요"

 ID '미치겠다'

#티스토리

"연인이 이별을 통보하면 보복을 하는 '이별범죄'. 이별범죄의 피해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찍힌 몰카를 풀기도 하고, 염산을 뿌리거나 살해를 하기까지. 오래 만난 사이라 하더라도 마음 한 길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면 이런 보복을 당하게 된다. 이별 보복의 위험을 최소로 줄이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중략)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이별한다 밝은 오후, 사람 많은 카페, CCTV가 있으면 더 좋다"

 ID ‘S Lifestyle’

#엠엘비파크

"안전이별이 여자한테만 해당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전 여친이랑 헤어지고 나서 제가 한번 붙잡았는데 그때는 싫다고 팽개치더니 마음 정리 다 되니까  나중에 연락 몇 번 오길래 대놓고 욕 하려다가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사이니까 참고 몇 번 대꾸만 해주다가 계속 오길래 차단했더니 주변 사람들한테 쓰레기니 뭐니 하면서 떠들고 다니네요 심지어 헤어진 지 1년 넘었습니다. 이거 그냥 놔두는 게 좋은가요?"

 ID '하루하루17'

#네이버블로그

"안전이별이라는 말을 혹시라도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단어는 "데이트 폭력" 과 아주 연관이 깊은 말입니다. (중략) 가족들의 목숨마저도 위험해서 이별을 안전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은 이별에 "화"가 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폭력을 행하고, 살해를 하고 보복을 계획한다는 것은 정말 상식을 벗어난 일이거든요. 정말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ID ‘사랑나눔이’

#클리앙

"안전이별이라는 개념이 있더군요. 헤어질때 폭력이나 스토킹을 피해 안전히 이별하라는 의미라는데.. 개념이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데 기사들 보면 심각한 문제이긴 한 것같아요.. 한편으론 사회가 흉흉해진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고요 서로 사랑했던 사이인데 끝이 깔끔할 수는 없겠지만 상처주는 행동이나 폭력 등은 절대 용서불가죠. (중략) 이별 범죄 저지르는 사람들은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되어야 할 듯"

 ID '마이균'

#네이버

"안전이별하기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다. 사귈 땐 온갖 조심들을 떨면서 헤어질 땐 참 이기적으로 구는 사람들이 많다. 네가 느끼는 고통 상대도 느낀다. 혼자 사귄 게 아니란 말이다. 헤어질 땐 더욱 조심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 보인다면 이런 일은 줄어들 거다. 특히 헤어짐을 통보하는 쪽이라면 더더욱 상대를 생각해라. 안전하게 이별하고 싶다면"

 ID 'wls***' 

#뽐뿌

“남자친구의 정도를 지나친 집착과 의심 때문에 헤어지자고 하면 카톡과 전화로 협박을 받습니다. (중략)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신고가 답인 걸 알지만 벌금형에 그칠 것 같고 결국 저희 가족이 상처받게 될 거 같아 너무 두렵습니다. 보복도 너무 무섭습니다. 정말 뭔가 일을 저지를 것 같아 너무 무서워서 헤어지지도 못하고 남자친구라는 이름 아래 구속당하고 있는 기분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ID '익명'


정리: 이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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