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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반지 드려요”…뚝 끊긴 아기울음 기다리는 농촌 주민들

중앙일보

입력

충북 옥천군 안내면 주민들이 21일 면사무소에 모였다. 올해 태어난 아기 2명에게 출생반지를 선물하기 위해서다.

안사천사모 반지 전달식 [연합뉴스]

안사천사모 반지 전달식 [연합뉴스]

한때 8000명을 웃돌던 이곳 인구는 10여년 전 2000명대로 내려앉았다. 젊은층이 떠나면서 아기 울음마저 뚝 끊겼다.

이에 주민들은 ‘안사천사모(안내면을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을 결성해 회원 1인당 매달 1만4000원씩 모은 돈으로 출생 반지(3.75g)를 선물하기 시작했다.

이날 반지를 손가락에 끼운 김도윤 군(3월 출생)과 김차율 양(7월 출생)을 포함해 지금까지 63명에게 반지를 선물했다.

이 단체는 내년 3월 관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4명에게 10만원이 든 꿈나무 통장도 선물할 예정이다.

옥천군의 이원면 청년회도 지난해부터 아기에게 출생반지를 선물하고 있다. 올해도 오는 30일 전달식을 개최한다. 10명의 아기가 태어난 지난해와 달리 올해 신생아는 3명뿐이다.

바로 옆 동이면도 2년 전 ‘동이 천사모’도 회원 1인당 매달 2004원씩 모은 돈으로 어린이날을 전후해 태어난 아이에게 축하반지를 준다. 올해는 10명에게 반지를 선물했다.

옥천군 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 5만1771명으로 전년도보다 487명(0.91%) 줄었다. 군 관계자는 “새 생명 탄생을 기다리는 주민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 출산율이 상승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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