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미스터리'에 강경화 모르쇠... 야당 "국정원이 해외서 사찰하나"
‘임종석 UAE 미스터리’의 불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번졌다. 국정조사 요구까지 나왔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강 장관에게 야당은 임 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가정보원 1차장이 (임 실장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와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다. 지금 UAE에 나와 있는 국정원 직원이 뭔가 일을 저질러 이를 무마하려 국정원 1차장이 갈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이 “(국정원) 1차장이 해외업무담당을 하기에 특사(임종석)를 수행했다는 사실 이외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즉각 윤 의원은 “말이 되나. 정보기관 고위간부가 상대국 정상급 인사를 만날 때 배석하는 거 봤나”라며 “우리 국정원이 국내에서 민간인 사찰을 못 하니, 이제 해외에서 민간인 사찰을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건은)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윤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UAE에 있는 국정원 직원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쪽을 캐는 공작을 하다 걸렸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은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20조원 규모의 원전 4기를 수주했다. 이후 2016년에 54조원 상당의 60년간 원조관리운영권을 넘겨받았다”며 “그때 역할을 했던 이가 배석했던 칼둔 원자력 공사 이사회 의장이다. 그 칼둔 의장이 지난달 대한민국을 항의 방문하려고 일정을 잡았다고 하는데 맞나”라고 물었다. 강 장관이 “모르는 일”이라고 하자 오 의원은 “도대체 외교부는 아는 게 뭔가. ‘강경화 패싱’인가 ”라고 질타했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적폐청산이란 미명 아래 전전(前前) 대통령의 뒷조사를 하다 보니까 그 내용 중 일부가 UAE 왕세제 귀에 들어갔다"며 “UAE에서 국교 단절 등을 주장하고 나오니 비서실장을 특사로 급파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애초에 양국 파트너십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걸 강화하는 차원으로 갔다(고 하면 될 것을), 왜 군부대 방문차 갔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했나”라며 청와대의 말 바꾸기를 따졌다.
권성동 법사위원장 역시 “정권이 제일 나쁜 게 거짓말하는 것이다”라며 “왜 외교적 현안이 없는데 비서실장이 날아가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시종일관 “외교부는 특사의 방문을 보좌했을 뿐이다. 특사 일정·목적·결과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지 않다”라고 했다. 다만 UAE 방문 관련해 여러 의혹에 대해선 “(임종석) 실장이 직접 밝히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