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미스터리' 강경화 모르쇠…"아는 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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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미스터리'에 강경화 모르쇠... 야당 "국정원이 해외서 사찰하나"  

 ‘임종석 UAE 미스터리’의 불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번졌다. 국정조사 요구까지 나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 국회 법사위에 나와 외교 현안과 관련해 야당의 질타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국회 외통위에 나왔던 강 장관 모습. [중앙포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 국회 법사위에 나와 외교 현안과 관련해 야당의 질타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국회 외통위에 나왔던 강 장관 모습. [중앙포토]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강 장관에게 야당은 임 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가정보원 1차장이 (임 실장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와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다. 지금 UAE에 나와 있는 국정원 직원이 뭔가 일을 저질러 이를 무마하려 국정원 1차장이 갈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윤상직 의원. [중앙포토]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윤상직 의원. [중앙포토]

이에 대해 강 장관이 “(국정원) 1차장이 해외업무담당을 하기에 특사(임종석)를 수행했다는 사실 이외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즉각 윤 의원은 “말이 되나. 정보기관 고위간부가 상대국 정상급 인사를 만날 때 배석하는 거 봤나”라며 “우리 국정원이 국내에서 민간인 사찰을 못 하니, 이제 해외에서 민간인 사찰을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건은)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윤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UAE에 있는 국정원 직원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쪽을 캐는 공작을 하다 걸렸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은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20조원 규모의 원전 4기를 수주했다. 이후 2016년에 54조원 상당의 60년간 원조관리운영권을 넘겨받았다”며 “그때 역할을 했던 이가 배석했던 칼둔 원자력 공사 이사회 의장이다. 그 칼둔 의장이 지난달 대한민국을 항의 방문하려고 일정을 잡았다고 하는데 맞나”라고 물었다. 강 장관이 “모르는 일”이라고 하자 오 의원은 “도대체 외교부는 아는 게 뭔가. ‘강경화 패싱’인가 ”라고 질타했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적폐청산이란 미명 아래 전전(前前) 대통령의 뒷조사를 하다 보니까 그 내용 중 일부가 UAE 왕세제 귀에 들어갔다"며 “UAE에서 국교 단절 등을 주장하고 나오니 비서실장을 특사로 급파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애초에 양국 파트너십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걸 강화하는 차원으로 갔다(고 하면 될 것을), 왜 군부대 방문차 갔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했나”라며 청와대의 말 바꾸기를 따졌다.

권성동 법사위원장 역시 “정권이 제일 나쁜 게 거짓말하는 것이다”라며 “왜 외교적 현안이 없는데 비서실장이 날아가나”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3차 한-태평양도서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자들을 접견하기 위해 입장하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3차 한-태평양도서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자들을 접견하기 위해 입장하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시종일관 “외교부는 특사의 방문을 보좌했을 뿐이다. 특사 일정·목적·결과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지 않다”라고 했다. 다만 UAE 방문 관련해 여러 의혹에 대해선 “(임종석) 실장이 직접 밝히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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