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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냐 「토마스」나|"캘거리 스타" 뜨거운 경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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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캘거리=이민우 특파원】 제15회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서는 23명의 선수들이 2개 이상의 메달을 따내 캘거리의 스타로 빛을 발했다.
29일 오전11시 반(한국시간)의 폐막식을 이틀 앞둔 29일 현재 스키점프 3관왕인 「마티·니케넨」이 캘거리 최고의 영웅으로 꼽힌다.
2관왕으로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토마스·구스탑손」(스웨덴)과 바이애슬론의 이반랑크·피터·뢰체」(동독)여자 크로스컨트리의「타마라·티코노바」(소련)등 3명이 있다. 특히 「구스탑손」은 2개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최고의 인기는 아무래도 이 대회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의 승자에 모아질 것이 틀림없다.
캘거리 동계올림픽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명승부가 28일 오전9시 반(한국시간) 빙판 위를 수놓는다.
「얼음판의 여왕」을 결정 지을 「카타리나·비트」(22·동독)와 「데비·토마스」(20 미국)의 피겨 여자싱글 자유종목 대결.
규정과 쇼트 프로그램을 끝낸 현재 「토마스」가 석차 2.0으로 1위, 「비트」가 석차 2.2로 2위에 올라있다.
두 선수가 자유종목에서 선택한 곡은 공교롭게도 모두 「비제」의 오페라곡 『카르멘』이기 때문에 두 선수의 대결은 『카르멘의 결투』로 불린다.
『자신을 결국 죽음으로 몰아넣는 유혹의 장면에 촛점을 맞추겠다』(비트)
『「카르멘」의 참된 내면세계를 표현해 보겠다』(토마스).
아리따운 용모와 뇌쇄적인 포즈를 자랑하는 영화배우 지망생 「비트」와 의학을 전공하는 차분한 여대생 「토마스」의 상반된 개성과 스타일은 이날 연기를 통해 여지없이 드러날 참이다.
각각 정상에 오르기까지 두 선수가 걸어온 길도 판이하게 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엄격한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에 입각, 풍부한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유년시절부터 피겨 하나에만 매달려 온 「비트」는 얼음 여자라는 닉네임의 「유타·윌러」코치로부터 13년 동안 손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지도·관리 받아왔다.
반면 편모슬하의 「토마스」는 교습비가 없어 몇 차례나 훈련을 중단해가며 유머 감각이 뛰어난 「알렉스·맥고원」코치로부터 기본 지침만 전달받으며 대부분 자율적인 훈련으로 커왔다.
현재까지의 성적으론 「토마스」가 앞서있으나 마지막 프리 종목에서는 「비트」가 단연 우세할 것으로 보여 역전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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