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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자족도시 취지 살려야 … 산학연 클러스터 확충이 성공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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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의 정책브레인 역할을 한 성경륭 한림대 교수. [박진호 기자]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의 정책브레인 역할을 한 성경륭 한림대 교수. [박진호 기자]

“국토균형발전, 일자리 분산 등 혁신도시 본연의 정책 목적을 살리려면 산학연 클러스터 확충이 시급합니다.” 초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 혁신도시를 설계한 성경륭(63·사진) 한림대 교수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경륭 초대 국가균형발전위원장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처럼 #독립 기구 만들어 사업 추진 바람직

성 교수는 “그동안의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 중심의 부동산 개발에 치중해 정책 본연의 목적이 사라졌다”며 “당초 취지에 맞게 국가균형발전과 자족도시 건설이라는 정책 목표를 방향으로 잡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산학연 혁신클러스터 확충’이 혁신도시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도시마다 공공기관과 유사기관을 함께 이전하도록 한 것은 공공기관과 기업, 대학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분야별 연구를 함께 하는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이라며 “하지만 공공기관 입주 완료를 사업 종결로 인식하는 것 같다. 사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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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교수는 혁신도시의 해외모델로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Sophia Antipolis)’를 제시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프랑스가 1960년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지역혁신도시로 만든 뒤 현재 63개국 2200(종업원 3만6300명)여개 기업이 입주한 첨단산업단지다.

성 교수는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방정부와 상공회의소의 협력기구인 시미사(Symisa)와 업무를 실행하는 추진단인 사이엠(Saem)이라는 독립 기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책임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만 이전시켜 놓고 기관 간의 공동연구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니 영혼과 육체가 분리된 사람이 많다. 몸은 지역 도시에 영혼은 수도권에 있는 것”이라며 “독립 기구가 생기고 기관과 대학, 기업의 토론과 연구가 이어지면 지역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10개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은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9월 현재 산학연 클러스터 용지 분양률은 60.5%에 그치고 있다. 반면 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한 공공기관은 총 153곳 중 147곳으로 96%에 이른다.

원주=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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