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 대통령 인터뷰한 해리 왕자…훈훈한 '브로맨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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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을 영국 해리 왕자가 인터뷰하고 있다. [켄싱턴궁]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을 영국 해리 왕자가 인터뷰하고 있다. [켄싱턴궁]

“내가 말을 좀 빨리해야 할까요? 원래 천천히 말하는데….”(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전혀 아닙니다.” (영국 해리 왕자)
“영국 억양을 써야 하나요?” (오바마)
“만약 답변 중간에 너무 오래 뜸을 들이면 아마 이런 얼굴을 보게 되긴 할 겁니다.” (해리)
“어떤 얼굴인데요? (해리 왕자가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웃으며) 그 얼굴은 보고 싶지 않군요.” (오바마)

 영국 해리 왕자가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인터뷰했다. BBC 라디오 방송의 객원 진행자 자격으로다. 영국 왕세손 관련 업무를 맡는 켄싱턴궁은 지난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상이군인 올림픽'인 제3회 인빅터스 게임(Invictus Games) 기간 현지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켄싱턴궁은 예고 영상으로 소셜 미디어에 그 일부를 공개했다. 이번 인터뷰는 크리스마스 시즌인 오는 27일 BBC 라디오 4 ‘투데이' 프로그램에 방송된다.
 인빅터스 게임은 해리 왕자가 상이군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2014년 발족한 대회다. 올해 행사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해리 왕자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절친한 사이다. 이번 인터뷰 영상에도 두 사람이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포함돼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음성이 괜찮은지를 스태프들에게 물으며 인터뷰를 시작하려 하자 해리 왕자는 “이 인터뷰를 즐기시는 것 같은데 난 긴장이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오바마는 “원하면 내가 인터뷰를 해주겠다"며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었다. 해리가 “아닙니다. 제가 인터뷰하는 게 훨씬 나아요"라고 답하는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해리가 발족한 상이군인 올림픽 열린 캐나다서 촬영 #해리 "긴장된다" 하자, 오바마 "내가 인터뷰 해줄까?" #"답변 오래 끊기면 이런 얼굴 보게 될 것" 농담 주고받아 #

 인터뷰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설립한 ‘오바마재단’을 통한 차세대 지도자 육성 계획과 백악관을 떠나던 날에 대한 기억, 퇴임 후 생활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해리 왕자는 이에 앞서 상이군인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해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등 ‘초호화 캐스팅'이 동원된 홍보 영상을 만들어 소셜 미디어에 선보이기도 했다. 홍보 영상에는 해리 왕자가 인빅터스 게임에 대해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설명하는 도중 오바마 부부가 보낸 대회와 관련해 익살스런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는 장면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국빈 방문을 취소하라는 요구가 나오기도 한 영국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해리 왕자는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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