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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액 물리치고 재수 부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전통 민간신앙인 무당굿의 문화적 가치를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무대에서 공연하려는 시도가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음력 정월 대보름맞이 민속으로 무대에 올려져 화제를 모으는 굿판은 28일 오후2시 서울중앙일보사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되는 인간문화재 김금화씨의 『철물이 굿』.
「철물이」란 묵은「철」을「물린다」는 뜻으로 철물이 굿은 한햇 동안 묵은 액을 물리고 새봄을 맞는다는 의미로 예부터 규모가 큰 농가에서 정초에 행해오던 일종의 재수 굿이다.
모두 28거리(신을 28종류로 나누어 각각을 1거리로 대접)로 2박3일 동안 행해지던 큰굿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 외에서의 공연에 적합하고 어느 굿에서나 공통적으로 모셔지는 신들을 대접하는 거리들만 추출, 4시간여 동안 공연할 예정이다.
공연은 모두 13부분(11거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맨 처음 쇠를 울려 굿의 시작을 알리는 신청 울림부터 일월 맞이 천지 신명 굿, 상산 맞이 산신 굿, 초부정·초가망, 칠성·제석 굿,성주굿, 사냥굿, 생타살 구능 굿, 익은 타살구능 굿, 대감 굿, 비수거리, 마당 굿을 거쳐 마지막 특별순서로 마련된 꽃반 바치기로 끝을 맺는다.
각 부분들은 산신·조상신등 온갖 중요 신들을 청해 모시고 잡귀들을 풀어 먹여 물리친다는 내용.
이중 하이라이트는 작두 위에서 무당이 춤을 추는「비수거리」로 모든 굿판에서 무당이 신이 들린 존재라는 것을 과시하는 의미를 가진 부분이다.
또 마지막 꽃반 바치기는 굿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소반에 한지를 깔고 쌀 약간, 세발 심지, 돈 등을 올려놓고 소지를 꽂아 태우면서 개인의 액막이를 비는 순서다.
이번 호암아트홀의 철물이 굿을 주관하는 무당 김금화씨는 올해 56세로서 해안 배연신 굿·대동 굿 기능보유자로 인간문화재로 지정돼 여러 차례 해외공연도 가졌다.
한편 이번 굿 공연에는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무속전문가 황누시씨(이대강사)가 해설을 한다. <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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